러시아 대표 다탄두 ‘사르마트’·‘야르스’
“사르마트 10발 발사 美인구 전멸 주장”
화성-19형 정상발사 美 전역 공격 가능
“화성-19형 개발은 실전용 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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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 대선을 닷새 앞둔 지난 10월 31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강행했다. 역대 최대 고도(7000㎞ 이상)와 최장 비행시간(1시간 26분)을 기록했다. 정상각도로 쐈다면 1만 6000㎞ 가량 날아가 미 본토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본토 전역 타격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북한은 최신형 ‘화성포-19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최종완결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고 1일 밝혔다. 세계 최대 규모의 괴물 ICBM인 액체연료 ‘화성-17형’ 보다 더 크고 강력한 신형 고체연료 ICBM으로,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ICBM ‘화성-18형’ 개량형이라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탄두부가 뾰쪽한 ‘화성-18형’과 달리 탄두부가 뭉툭해졌고 미사일 직경 변화를 고려할 때 신형 엔진이 장착됐다는 것이다. 탄두 적재 공간과 탑재 중량을 늘려 다탄두형으로 개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측대로 화성-19형이 다탄두 ICBM으로 개발이 완료되면 사거리는 미 본토 전역에 닿는 1만 6000㎞ 이상이며, 뉴욕과 워싱턴 등 다수의 타깃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군사전문기자 출신인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화성-19형 분석 자료’를 내놓고 “고체 연료 엔진을 사용하는 화성-19형은 (기존 고체 연료 ICBM인) ‘화성-18형’보다 길이와 직경을 늘리고 신형 엔진이 장착된 사실상의 개량형인 다탄두형으로 개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유 의원은 뭉툭해진 탄두부는 러시아의 액체 연료 ICBM인 RS-28 ‘사르마트’와 유사하며 1단 추진체는 러시아의 고체 연료 ICBM인 RS-24 ‘야르스’와 형상이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액체연료 기반인 사르마트과 고체연료 야르스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다탄두형 ICBM으로 꼽힌다.
러시아가 핵전쟁 위협 때마다 등장하는 것이 5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RS-28 ‘사르마트’다. 2016년 사르마트 외형을 처음 공개한 뒤 기회가 될 때마다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자랑거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2018년 사르마트 개발 완료를 발표하면서 “미국과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새로운 강력한 무기다. 최대 15개의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극초음속(음속의 5배 이상) 미사일”이라고 강조했다. 사르마트의 최대 사거리는 1만 8000㎞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 서방의 대(對)우크라이나 지원 억제 수단으로 활용해 오고 있다. 핵 위협 경고를 할 때마다 사르마트를 단골 메뉴로 거론하고 있다. 지난 9월 19일에는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장은 “서방 무기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시 핵무기로 보복하겠다”며 “사르마트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도달하는 데엔 3분 2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위협한 바 있다.
러시아 군사전문가인 알렉세이 레온코프는 ICBM RS-28 ‘사르마트’ 10발이면 미국 전 국민을 살해하는 위력이 있다고 추정했다.
1발의 사르마트가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의 위력은 총 6.75~7.5메가톤으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폭 희생자 수를 토대로 일정한 파괴력 당 사망자수를 추계하면 1발의 사르마트가 3375만~3750만 명의 인명을 앗아갈 수 있어 미국 인구를 3억 2445만 명으로 가정하면 10발이면 전멸한다는 주장이다.
러시아 주력 ‘야르스’ CEP 150m 불과
토폴-M은 500㏏ 위력의 단일 탄두를 싣고, 야르스는 유사한 수준이지만 150∼200㏏급(TNT 화약 폭발력 기준 15만∼25만t)으로 최소 4개의 분리형 독립 목표 재돌입탄두(MIRV)를 탑재하는 게 가능하다. 500㏏급 핵탄두의 위력은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리틀보이(15㏏)의 30배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2009년부터 실전 배치되기 시작한 신형 ICBM인 야르스는 1만 2000㎞를 비행해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러시아 전략미사일군의 핵심 무기인 야르스는 특히 적의 방공망을 교란할 수 있는 미끼 탄두(decoy)와 대응장치 체계 등을 장착해 사드 등 미국의 MD망을 뚫을 수 있는 효과적 무기로 평가받는다.
1만㎞가 넘게 떨어진 목표물에서 벗어나는 오차를 표시하는 ‘원형 공산 오차’(CEP)는 150m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ICBM 전력 72%를 야르스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세르게이 카라카예프 전략미사일군 사령관도 코젤스크, 요쉬카르-올라, 노보시비리스크, 이르쿠츠크 등 4개 지역 주둔 전략 미사일 연대도 개량형 야르스로 재무장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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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북한이 주장한 ‘최종완결판 ICBM’ 개발의 목적은 무엇일까.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발사한 ICBM은 앞서 과시한 세계 최대급 ‘괴물 ICBM’ 화성-17형(액체연료 추진 ICBM)을 비롯해 이후 발사한 고체연료 추진 ICBM인 ‘화성-18형’ 모두를 압도하는 외형을 과시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군 당국은 더 무거운 핵탄두를 싣고, 가장 멀리 날아갈 수 있는 신형 고체연료 추진 ICBM이거나 화성-18형 개량형으로, 추진체 강화 등 성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ICBM으로 미 본토 전역 여러 도시를 동시 핵타격할수 있는 다탄두 관련 테스트를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이번에 공개한 ICBM을 정상각도로 쐈다면 최대 사거리가 1만 6000km에 달해 미 본토 전역이 사정권에 포함되고도 남는 거리다. 화성-18형보다 탄두 중량을 늘려 파괴력을 키운 개량형을 쐈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은 미 본토 대부분을 때릴수 있는 화성-17·18형을 이미 개발한 점에서 신형 ICBM으로 다탄두 성능 테스트를 했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ICBM용 다탄두는 김 위원장이 2021년 당 대회에서 2026년까지 완수를 지시한 5대 과제중 하나다.
군 당국자는 “탄두 중량을 늘려 고중량 핵탄두나 다탄두 관련 테스트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워싱턴과 뉴욕 등 미 본토 주요 도시를 핵으로 동시에 때릴 수 있는 다탄두 ICBM은 북한 핵고도화의 ‘종착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이번에도 북한은 ICBM을 정상각도(30∼45도)가 아닌 고각으로 발사해 실제 미 본토를 타격할 핵심 기술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실증하지 못했다는 게 군의 평가다.
일각에서는 이번 ICBM 발사는 대외 과시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화성-19형 ICBM 길이는 최소 28m 이상으로, 3단 고체추진제로켓으로 구성돼 발사중량이 80t 이상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장 센터장은 “세계 최고 첨단기술의 ICBM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도 운용 기동성을 고려해 중량 50t 미만, 길이 20m 미만의 ICBM을 개발해 운용하는 추세인데 북한이 왜 길이가 거의 30m에 가깝고 사일로 운영도 아닌 운용 기동능력도 부재한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에서 운용되는 거대한 ICBM을 개발하려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세계에서 어느 국가도 북한처럼 다종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운용하겠다는 나라는 찾아보기 어려워 북한의 거대 화성-19형 ICBM 개발은 실전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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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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