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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한국 정부, 트럼프 대비해 ‘미국산 에너지’ 구매 늘리려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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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피츠버그/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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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5일(현지시각)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에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1기 시절 ‘무역 압박’ 행태를 보였던 미국 정부가 트럼프 승리 땐 한국에 무역 수지 개선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대비책을 고심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블룸버그 통신은 4일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 발언을 인용해 한국이 트럼프가 선거에서 승리하고, 미국이 무역 상대국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경우 미국으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늘리는 계획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2명의 관계자는 “트럼프가 임기를 시작한 뒤 미국으로부터 에너지 구매를 늘릴 방법을 찾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한국 정부는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무역 의존도가 높은 나라엔 더 큰 위험이 예상된다며 몇 개월간 트럼프 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에 대비하기 위한 비공개 논의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몇 주 동안 미국 대선 이후의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기업과 싱크탱크 관계자들이 포함된 회의를 개최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 시, 양국 통상 분야의 쟁점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증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2019년 114억달러에서 2021년 227억달러로, 지난해엔 444억달러에 이르며 매년 증가 추세를 보였다. 자동차와 반도체, 석유, 배터리 수출이 흑자를 견인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 무역 불균형이 굳어져 압박이 거세질 경우, 한국 정부가 기업들에 미국산 석유와 가스 구매를 늘리도록 촉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무력 충돌이 계속되는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 속, 미국으로 눈을 돌리게 하려는 추가적인 인센티브 제공안도 고려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국은 가스 수입량의 약 11%, 석유 수입량의 약 17%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과 지에스(GS) 칼텍스가 최대 수입사다. 다만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지에스칼텍스는 관련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밝혔다.



트럼프는 대선에서 승리하면 중국산 제품에 60% 이상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 나라에 대해서도 10~20%의 보편 관세를 매기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는 또 선거기간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라 부르며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과 관련,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미군 주둔 대가로 방위비 분담금을 100억달러(약 13조7800억원)는 내게 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 강화 속 한-미 동맹을 앞세워 ‘예외’를 확보하기 위해 광범위한 협상과 노력을 진행해왔으나 트럼프 2기가 도래한다면 양국 통상 관계에 근본적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블룸버그는 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최근 연구를 언급하며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고 최대 보편 과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이행할 경우, 수출액이 최대 448억달러(약 61조7000억원) 줄고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0.67%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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