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초대형 방사포 동해안으로 발사
미군 전략폭격기 동반 훈련에 맞대응
합참, 이번 주 ‘현무’ ‘천궁’ 발사 계획
역내 긴장 고조 상황에서 또 수위 높여
북한이 지난 5월 30일 평양시 순안구역 일대에서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하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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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5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여러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 발사 이후 닷새 만이다. SRBM 발사는 미군 전략폭격기를 동원한 훈련에 대한 대응 성격이 짙다. 군 당국은 경고의 성격을 담아 이번 주 지대지미사일 등을 발사할 계획이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역내 긴장이 한껏 고조된 상황에서 남과 북이 미사일 발사로 그 수위를 더 높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30분쯤 황해북도 사리원 일대에서 SRBM 여러 발이 발사된 것을 포착했다. 미사일은 약 400㎞를 날아 함경북도 길주군 앞바다에 떨어졌다. 일본 방위성은 미사일이 최소 7발이라고 판단했고, 합참도 이와 유사하게 보고 있다. 이날 미사일 발사는 미국 대통령 선거 투표가 시작되기 약 6시간 전에 진행됐다.
북한은 600㎜ 초대형 방사포(KN-25)를 발사한 것으로 합참은 판단했다. 300㎜ 대구경 방사포는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600㎜ 초대형 방사포는 SRBM으로 분류된다. 미사일이 발사된 사리원시에서 400㎞ 거리에는 한반도 남해안까지 포함된다. 앞서 북한은 초대형 방사포에 전술핵탄두 ‘화산-31형’을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미사일 발사는 지난 3일 미군의 전략폭격기 ‘B-1B’를 동반한 한·미·일 공중훈련에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해당 훈련을 언급하며 “우리가 선택 실행하는 핵무력 강화 노선의 정당성, 절박성을 입증하는 또 하나의 증명 사례”라고 밝혔다. 차기 미국 행정부를 향해 대북 정책 변화를 압박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합참은 북한이 추가 도발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연말에 극초음속미사일·우주발사체·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거나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합참은 아직 임박한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심에 따라 언제든지 이 같은 도발을 실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합참 관계자는 “김정은이 여러 카드를 쥐고 있는 연말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ICBM·SRBM 발사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합참은 이번 주 지대지탄도미사일 ‘현무-Ⅱ’와 지대공미사일 ‘천궁’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SRBM으로 분류되는 현무-Ⅱ는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천궁은 적 항공기와 미사일을 요격하는 무기다. 합참은 공식 입장문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우리는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합참의 미사일 맞대응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은 이를 명분으로 핵무력 강화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높아진 긴장도를 낮추는 데 미사일 발사는 도움이 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며 “그 보다는 긴장 완화를 위한 국면 전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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