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미국 대통령을 뽑는 공식 선거일 마지막 날 양측 캠프는 대선 후보만큼이나 화려한 조연들을 불러 유세 현장 열기를 가열시켰다. 해리스를 지지하는 세계적 팝스타 레이디 가가, 라틴팝의 황제로 불리는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 리키 마틴이 4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해리스 유세 현장에서 열창하고 있다. 폭스뉴스 간판 앵커 출신인 메긴 켈리와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이 4일(현지시간) 피츠버그 트럼프 유세 현장을 찾아 트럼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AP·EPA·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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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접전을 이어가고 있는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세기의 대결'이 시작된 가운데 두 후보의 막판 이틀 동선에서는 각 후보가 인식하는 판세를 추정할 수 있다.
선거운동 기간에 대선후보들은 통상 4~5일을 앞두고 방문지를 최종 선정하는데, 두 후보가 여론조사 등을 고려해 막바지에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승부처를 마지막 날 행선지로 결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운동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유세지로 각각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와 미시간 그랜드래피즈를 꼽았다. 통상 대선후보들은 마지막 2~3일에는 해당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을 찾고, 부통령 후보들이 차순위 지역을 맡곤 한다.
해리스 부통령은 3일 미시간 디트로이트의 흑인 교회와 지역 레스토랑을 방문했고, 폰티액의 이발소를 찾은 뒤 미시간 주도 랜싱에서 연설했다. 4일에는 펜실베이니아 스크랜턴을 시작으로 레딩, 앨런타운, 피츠버그를 거쳐 필라델피아에서 마무리하는 '펜실베이니아 시리즈'를 벌였다.
해리스가 방문하지 않은 애리조나·네바다에는 다른 '지원군'들이 나섰다. 애리조나에서는 배우 소피아 부시와 마크 켈리 상원의원이 모습을 드러냈고, 네바다에서는 팝가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콘서트에 참여했다. 이를 비춰볼 때 민주당은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막판 혼전이 거듭되고 있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또 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를 선벨트인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에 보내면서도 '블루월'인 위스콘신과 미시간을 마지막까지 챙겼다. 해리스 부통령은 필라델피아 미술관 앞에서 한 마지막 유세 연설에서 "이번 선거는 역사상 가장 치열한 접전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한 표, 한 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영화 '록키'의 촬영 장소로 유명한 미술관 앞 '록키 계단'을 두고 "언더독(underdog·약자)에서 시작해 승리에 오르는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곳"이라고 표현하며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동력은 우리 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리스 부통령이 각 주에 집중하는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광폭' 행보를 보였다. 그는 3일 펜실베이니아 리티츠, 노스캐롤라이나 킨스턴, 조지아 메이컨을 찾았고, 4일에는 노스캐롤라이나 롤리, 펜실베이니아 레딩·피츠버그, 미시간 그랜드래피즈를 돌았다. 하루에 3개 주를 돌며 총력전을 펼친 것이다. 하루에만 1800㎞를 이동하는 강행군이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를 이틀 연속으로 방문한 것은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동선을 볼 때 트럼프 캠프는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라는 '집토끼'를 지키고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정·부통령 후보가 노스캐롤라이나를 반복해서 방문한 것은 이 지역에서 판세가 초접전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레딩 유세에서 미식축구에 빗대 "공은 우리 손에 있다. 우리는 (득점까지) 2야드 지점, 아니면 1야드 지점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은 내일 '카멀라 넌 해고야'라고 말하고 미국을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 전날인 4일 공개된 에머슨대·더힐·넥스타 조사에 따르면 경합주 7곳 모두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에서 50%(해리스 49%), 조지아에서 50%(해리스 49%), 애리조나에서 51%(해리스 49%)의 지지를 얻어 근소한 차이로 우위를 보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시간에서 51%를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49%)을 역시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네바다(49%)와 위스콘신(50%)은 두 후보가 동률을 기록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반올림한 수치로는 트럼프 50%, 해리스 49%였으나 소수점을 감안하면 동률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지지율 격차가 모두 오차범위 내에 있어 어떤 결과가 나와도 이상할 것이 없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 후보가 모든 경합주를 휩쓸어 완승을 거둘 수도, 두 후보가 정확히 동률을 기록할 가능성도 모두 열려 있는 셈이다. 해당 여론조사는 주마다 800~9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주별로 ±3~3.4%포인트 수준이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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