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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사설] 미 대선에 쏠린 세계의 우려, 민주주의·통합 퇴행 없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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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실시되는 미 대선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후보로 내세운 민주당의 승리냐,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환이냐에 따라 미국의 운명은 물론 국제 사회의 역학관계가 크게 달라진다. 그러나 투표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미국 내에서는 ‘대선 불복’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실제 그 같은 일이 벌어질 경우 그렇지 않아도 우크라이나·중동 전쟁으로 일촉즉발 상황에 놓인 전 세계에 더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어 걱정스럽다.

이번 미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정치적 양극화 현상이 2016·2020년 대선보다 더욱 첨예해지면서,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유례없는 박빙 판세 속에 치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로를 ‘적’으로 규정한 후보들의 과열 경쟁으로 인해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부터 사전투표함 방화에 이르기까지, 이미 미국의 민주주의는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가장 큰 우려는 2021년 1·6 의사당 폭동에서 경험했듯이, 선거 결과 불복으로 미국과 세계가 엄청난 혼란과 불확실성에 빠져드는 경우다.

이미 공화당 측은 유권자 명부에 의혹을 제기하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고, 트럼프 전 대통령도 “그들(민주당)이 (선거를) 훔치기 위해 열심히 싸우고 있다”며 패배 시 불복 가능성을 비치고 있다.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엔 민주당 지지자들이 대규모 시위를 일으킬 수 있다. 미국심리학협회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10명 중 7명은 이번 선거 결과가 폭력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미 정부는 폭력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각 투표소 주변에 드론과 저격수까지 배치했지만, 누가 이기든 극렬한 거리 투쟁이나 법정 공방이 불가피해 보인다.

미 대선발 불확실성의 장기화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북한이 가세한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의 보복 위협이 거세지고 있는 중동 지역에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 실제 북한은 미 대선 시작을 약 6시간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듯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새 미국 대통령은 분열된 여론을 통합하고, 민주주의 퇴행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여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 정부는 북·미, 한·미 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당선자의 정책기조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경향신문

5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주 딕스빌 노치에서 진행된 미국 대통령 선거 투표에 한 여성이 투표 집계 게시판에 숫자를 적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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