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5 (화)

회견 이틀 전 “개혁 완수” 고수한 윤...김건희 문제, 인적 쇄신 어디까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24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개혁에는 반드시 저항이 따르게 돼 있다. 이러한 저항에 맞서며 절대 포기하지 않고 4대 개혁을 완수해내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여러 의혹 해명과 쇄신 요구에 7일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에 나서기로 했지만, ‘개혁’에 방점을 찍으며 국정기조의 큰 변화는 없다고 미리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담화가 되길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해 “개혁에 따른 저항이 역대 정부들이 개혁에 실패하고 개혁을 포기했던 이유”라며 의료·연금·노동·교육 등 4대 개혁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야당의 특검법 공세, 지지율 하락 등 위기에 처할 때마다 윤 대통령은 이를 ‘개혁에 대한 저항’으로 규정하고, ‘국정 방향은 옳다’고 대응해왔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육성 녹음이 공개된 뒤 국정 수행 지지율이 취임 뒤 최저치로 내려앉은 데 이어, 한동훈 대표가 공개적으로 윤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 쇄신 등을 요구한 4일에도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 등에서 4대 개혁 추진과 성과를 강조했다. 이날은 성태윤 정책실장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1시간30분가량 브리핑을 하면서, 4대 개혁을 포함해 18가지 분야의 국정 성과를 홍보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이 7일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전날 밤 알리면서 “임기 반환점(10일)을 맞아 국민께 지난 성과를 보고드리겠다”고 한 것까지 미뤄보면, 이번에도 윤 대통령은 ‘정부는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할 질문의 주제나 개수, 시간을 제한하지 않고, 추가 질문이 없을 때까지 질의응답을 이어가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윤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씨의 관계, 공천 개입 논란 등 국민이 ‘듣고 싶은 얘기’를 윤 대통령이 소상하게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에 대해 사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런 설명과 대응이 한 대표나 민심의 요구에 온전히 상응하는 대답이 될지를 두고는 의문이 뒤따른다.



이날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원래 인적 쇄신은 인위적으로 하는 것 아니냐”며 “(윤 대통령 임기가) 2년 반이나 남았다. 심기일전해서 새로운 출발을 하는 차원에서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담화가 되길 기대한다.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한 대표는 대통령실 인적 쇄신과 개각, 외교 활동을 포함한 김 여사의 활동 ‘전면 중단’ 등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대통령실의 기류는 ‘김 여사는 대외 활동을 자제하되, 외교 일정은 수행한다’는 것이다. 전면적인 인적 쇄신을 발표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논란이 되는 ‘여사 라인’은 실체가 없다”고 말했다. 친윤석열계 이철규 의원은 이날 와이티엔(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들께서 납득할 만한 변화는 있지 않겠나”라면서도 “단순히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사람을 바꾸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누군가가 이 정권을 흔들고 정부를 공격하기 위해서 무조건 사람을 바꾸라고 하면 나중에 어떻게 되겠냐”고 했다. 개각이나 대통령실 인적 개편은 언젠가 하겠지만, 한 대표가 요구해서 또는 지지율이 낮아서 떠밀리듯 당장 하진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날 대통령실과 친윤계는 이번 담화와 기자회견이 ‘한동훈의 성과’로 비치지 않게 하는 데도 애를 썼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그동안 기자회견을 준비해왔으며, (이달 중순) 외교 일정 전 국민에게 말씀드리는 기회를 갖는 게 좋겠다는 참모진들의 의견을 (윤 대통령이)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애초 11월 말 하겠다던 담화와 기자회견을 7일로 앞당기기로 전날 밤 전격 결정한 것이, 민심 악화와 10%대 지지율 추락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대통령실 참모들의 의견을 윤 대통령이 받아들인 결과라는 것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 상황과 관련해) 당에서도 이런저런 말씀이 있어서 어제(4일) 대통령실에 다녀왔다. ‘가급적 국민과 소통의 기회를 일찍 가지시면 좋겠다. 당초 11월 말 얘기가 나왔는데, 그것보다는 훨씬 이른 시점, 가급적 해외순방 전이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런 움직임에 한 대표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 대표는 ‘당 중심에 추경호 원내대표가 있다고 한 대통령실 관계자의 발언을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대표가 아니라 원내대표가 중심이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이고 잘못된 발언”이라고 답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 기자회견 하루 전인 6일, 당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을 잇따라 소집해 현안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친한동훈계 한 의원은 “윤 대통령 임기 반환점도 앞두고 있고, 중요한 현안과 이슈 대응 방안도 논의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