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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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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죽여 지켜보게 하는 연기의 힘…조승우 연극 데뷔작 '햄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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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극장서 공연하는 세 번째 '햄릿'

조승우 첫 연극 출연작으로 화제

17일까지 공연…전 회차 매진 기록

이데일리

(사진=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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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또 ‘햄릿’이다. 이번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예술의전당 토월 정통 연극 시리즈 일환으로 막이 오른 공연을 통해 햄릿 이야기가 펼쳐지는 중이다.

세계적인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동명 고전 희곡을 원작으로 한 연극 ‘햄릿’이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것은 올해만 벌써 세 번째다. 앞서 신시컴퍼니 프로덕션 ‘햄릿’(6월 9일~9월 1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과 국립극단 프로덕션 ‘햄릿’(7월 5~29일,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이 관객과 먼저 만났다.

앞선 두 공연과 같은 내용을 다루는 작품임에도 지난달 18일 개막한 예술의전당 프로덕션 ‘햄릿’을 향한 관극 열기는 후끈하다. 티켓은 빠르게 전 회차 전석 매진돼 표현 그대로 없어서 못 구하는 상황이다.

흥행 열풍 중심에 있는 주인공은 타이틀롤 햄릿 역을 맡은 조승우다. 영화 ‘타짜’, ‘말아톤’, ‘내부자들’, 드라마 ‘비밀의 숲’,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차진 연기력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바로 그 조승우다.

어느덧 데뷔 24주년을 맞은 배우가 되었는데 연극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극 무대에 올라 햄릿 왕자를 연기하는 조승우를 볼 수 있는, 언제 또 찾아올지 모를 기회라는 점이 수많은 관객의 발걸음을 예술의전당으로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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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은 12세기 덴마크 왕가를 배경으로 복수와 도덕적 신념 사이에서 고뇌하는 햄릿의 이야기를 그린다. 햄릿이 선왕의 죽음 이후 왕비 거트루드와 결혼하며 왕위에 오른 숙부 클로디어스를 향한 의심을 품고 진실을 밝혀내려 나서면서 이야기가 흘러간다.

앞서 국립극단 ‘햄릿’은 무대에 거대한 사각 수조를 설치해 ‘물’을 주요 오브제로 활용하고, 햄릿의 성별을 여성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극에 신선함을 더했다. 신시컴퍼니 ‘햄릿’은 배우들이 죽음의 강을 건너 사령(死靈)들과 호흡하다가 이승으로 돌아간다는 설정을 통해 관객에게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사유거리를 던졌다. 아울러 현대적 의상과 총, 휴대전화 등의 소품을 활용해 동시대성을 강조했다.

반면 연극 ‘그을린 사랑’, ‘와이프’, ‘엔젤스 인 아메리카’ 등으로 관객과 만나 온 신유청 연출이 키를 쥔 예술의전당 ‘햄릿’은 별다른 변주 없이 익히 알려진 비극적 이야기를 펼쳐내며 관객의 이목이 햄릿에게 온전히 쏠리게 한다. 햄릿의 모습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 위해 무대도 계단식 복도와 우뚝 솟은 기둥들로 이뤄진 비교적 단순한 형태로 디자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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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시선이 햄릿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될 수밖에 상황 속 조승우는 능수능란하게 극을 이끌며 숨죽여 연기를 지켜보게 하는 힘이 무엇인지 느끼게 한다. 탄탄한 발성으로 공연장을 쩌렁쩌렁 울리게 하며 분노 연기를 펼칠 때가 특히 그렇다.

‘햄릿’을 여러 차례 관람한 관객이라면 전개 방식이 다소 밋밋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데 익살스러운 연기로 웃음까지 유발하는 조승우의 묵직한 존재감이 그 빈틈을 메워준다.

신유청 연출이 정의한 햄릿은 뒤틀어진 시대, 짧은 생애를 불태워 악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인물. 조승우는 분노와 익살뿐만 아니라 슬픔, 광기 등 다양한 감정을 표출하는 햄릿의 복합적 면모를 섬세한 연기로 표현해내며 캐릭터에 깊이감을 더한다.

조승우를 비롯해 박성근(클로디어스), 정재은(거트루드), 김영민(호레이쇼), 백석광(레어티즈), 이은조(오필리아), 전국환(선왕 유령), 김종구(폴로니어스) 등이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다. 공연은 오는 17일까지. 러닝타임은 인터미션 포함 185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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