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파산 고액채무자 비중
3년만에 6%→10%로 껑충
3년만에 6%→10%로 껑충
연합뉴스 |
10억원이 넘는 빚을 진 고액 채무자들의 파산 신청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파산 채무자 열에 여덟은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회생법원이 6일 공개한 ‘2024년 개인회생·파산사건 통계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회생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 사건 중 채무총액이 10억원을 초과하는 채무자들의 비율은 10.68%로 집계됐다. 2021년 6.08%, 2022년 6.5%, 지난해 7.17%로 매년 증가하던 수치가 올해 상반기는 두 자릿수를 넘어섰다. 채무총액의 평균값도 올해는 4억3320만원을 기록해 3년 전인 2억3944만원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고액 채무자가 늘어난 이유는 개인파산 신청자의 유형이 다양해진 데서 찾을 수 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이 주로 파산신청을 했던 과거와 달리 한때 높은 소득을 올리다가 부채를 해결하지 못한 채무자들도 법원 문을 두드리는 사례가 많아진 것이다. 부동산 경기 하락과 대출 제한으로 인한 임대인들의 파산이 대표적이다. 경기 불황으로 기업들이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서 연대 보증을 선 대표자들의 파산도 늘어나고 있다.
한 도산 전문 법조인은 “예전엔 재산이 적고 빚도 많지 않은 수급자들이 유관기관의 도움으로 파산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요즘엔 활발히 경제활동을 하다가 빚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을 신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 채무자의 개인파산 신청이 77.19%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60대 이상이 49.64%로 가장 높았고 50대가 27.55%로 뒤를 이었다. 20대 이하는 2.09%에 불과했고 30대와 40대는 각각 5.21%, 15.51%로 나타났다.
구직 활동이 가능한 젊은층은 파산보다 회생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개인회생은 채무를 감당할 수 없지만 소득은 있는 채무자가 선택하는 제도다. 은퇴 이후 고정 소득이 없는 노년층은 채무를 갚을 능력이 없어 회생 대신 파산을 택하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다.
과거에 파산을 신청했거나 이미 파산 면책을 받은 채무자가 다시 법원을 찾는 재파산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개인파산 신청 경험이 있는 채무자의 비율은 올해 상반기 9.78%로 개인파산 사건 10건 중 1건은 재파산 사건인 셈이다. 2021년 5.52%, 2022년 6.5%, 지난해 6.71%와 비교해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법조계 관계자는 “재파산자들 대부분은 생계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고령층이 많다”며 “면책 결정을 받은 채무자는 신용정보가 보관돼 있어 대출이 어려운데, 일부는 가족 명의로 사업을 시작했다가 함께 신용불량자가 되는 문제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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