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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 (금)

‘사면초가’ 네타냐후, 트럼프 복귀가 기회?[트럼프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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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17년 5월 회동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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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트럼프 2기’가 확정되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반색하고 나섰다. 최근 안팎에서 거센 비판에 맞부딪혔던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부활로 호재를 맞았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의 실제 중동 정책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전역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해임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전날 네타냐후 총리는 갈란트 국방장관을 전격 해임하고 후임으로 이스라엘 카츠 외교장관을 임명했다. 갈란트 장관은 하마스와의 전쟁 이전부터 네타냐후 총리와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었으며, 최근까지도 인질 협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펼쳤던 인물이다.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눈엣가시’를 제거한 셈이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와 긴밀했던 갈란트 장관을 미 대선 당일에 내보내면서 ‘다음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내 갈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뒤따랐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당선인이 귀환하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뒷배’를 갖게 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번째 임기(2017~2021년) 동안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지원을 철회했으며, 예루살렘이 자국 수도라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받아들여 미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겨줬다. 또한 이란핵합의(JCPOA)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며 이스라엘의 숙적 이란에 경제 제재를 내리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0월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타격을 지지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갈란트 장관 퇴출을 비롯한 결정에 반기를 들어 설령 이스라엘 지원을 축소한다 해도, 네타냐후 총리로선 내년 1월20일 트럼프 당선인의 임기가 시작하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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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한 건물 외벽에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는 문구가 걸려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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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는 6일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 연설을 하자마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귀!”라며 축하했다. 이후 둘은 약 20분간 전화로 이란 문제 대응 등을 논의했다. 극우파를 이끄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이제 전면적 승리를 해야 할 때”라며 테러 혐의 팔레스타인인 사형법 등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이스라엘과 같은 입장일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의 무조건적 지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네타냐후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자신이 취임할 때는 가자지구 군사작전이 종료돼 있길 바란다고 밝힌 적 있다. 레바논에서도 휴전이 성사되길 원한다고도 밝혔다.

TOI는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 연설에서 흑인, 여성, 히스패닉계, 아랍계 유권자는 특별히 언급했지만 유대계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민주당에서 자신의 지지층으로 돌아선 인구통계적 집단에 감사를 표하면서 역시 민주당 지지층인 유대계는 제외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한 전문가를 인용해 “트럼프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그 자체보다는 자신에게 득이 되는지를 따지는 사람”이라며 오히려 중동 현안에 무관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헤즈볼라와 하마스는 미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이스라엘과 계속 싸우겠다고 밝혔다. 헤즈볼라 지도자 나임 카셈은 영상 연설에서 “정치적 상황에 따라 침략이 멈출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해리스가 이기든 트럼프가 이기든 우리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성명을 내 “새 미국 행정부는 팔레스타인 인민이 증오스러운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점령에 계속 저항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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