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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 (금)

윤, 공천개입 의혹에 “외압 아닌 의견이니까” 궤변 쏟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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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브리핑실에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대국민 담화 뒤 125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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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7일 대국민 담화 뒤 기자회견에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의 관계를 설명하며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감출 것도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31일 “김영선(전 의원)이를 해줘라”라고 하는 윤 대통령의 육성이 담긴 명씨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2022년 6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 개입 의혹을 제기한 것을 두고 해당 발언을 한 이유 등에 대해 구체적인 해명을 하지 않은 채 “원리·원칙에 대해 얘기를 했을 순 있지만, 누구에게 공천을 주라고 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외압이 아닌 의견이니까 ‘누구를 꼭 공천 줘라’ 얘기할 수도 있다”는 부적절한 언급을 하기도 했고, 자신의 목소리가 담긴 통화 공개로 대통령실의 거짓 해명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참모 탓’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대통령 취임식 전날인 2022년 5월9일 명씨와 한 통화로 불거진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 “당에서 진행하는 공천을 가지고 제가 왈가왈부할 수도 없다. 누구에게 공천을 주라고 얘기한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당선자 신분이라 “인수위원회에서 진행되는 거를 꾸준히 보고받아야 돼서 그야말로 고3 입시생 이상으로 바빴다”며 “(명씨에게) 무슨 공천 관련 얘기를 한 기억은 없지만 했다면 당에 이미 정해진 얘기(를 했을 것)”이라고 얼버무렸다.



윤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공천 문제는 ‘개입’이라고 하는 것의 정의를 따져봐야 된다”며 “‘누구를 꼭 공천 줘라’라고 사실 얘기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그게 무슨 외압이 아니라 의견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과거에도 대통령이 얘기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점을 강조하며 “총선 때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누구누구가 좋다고 해서 저한테 알려주면 저는 그대로 인재영입위원회에다가 그냥 패스시켰다”고도 말했다. 대통령 취임 이후 치러진 4월 총선에 당에 공천 관련 ‘의견’을 전달했다고 읽힐 수 있는 부분이다. 공직선거법은 대통령을 비롯한 공직자가 공천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걸 금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또 ‘대선 이후 명씨와 정말로 소통을 끊고 연락한 게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선에 당선된 이후 축하 전화를 받고 어쨌든 선거 초입에 여러가지 도움을 준다고 움직였기 때문에 수고했다는 얘기를 한 기억이 분명히 있다고 비서실에 얘기했다”고 말했다. ‘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이후 명씨와 소통한 적이 없다’는 대통령실의 해명이 거짓이라는 비판이 인 데 대해, 대통령실이 자신의 말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라며 책임을 돌린 것이다.



윤 대통령은 또 ‘명씨로부터 불법 여론조사를 보고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명씨한테 여론조사를 해달라고 얘기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여론조사가 잘 나왔기 때문에 조작할 이유도 없고 잘 안 나오더라도 조작한다는 것은, 인생을 살면서 그런 일을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이런 해명에 대해 “공천 개입을 입증하는 자신의 육성까지 공개됐는데 끝까지 모순된 변명만 늘어놨다”며 “비루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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