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미국 여성들 사이에서 결혼·출산·연애·성관계를 거부하는 한국의 여성 행동인 ‘4B 운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 = 틱톡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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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4비(非) 운동’이 ‘4B 운동(4B movement)’이라는 용어로 미국에 전파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4B 운동은 비혼·비출산·비연애·비성관계를 말한다. 가부장적 체계에 편입되길 거부하는 여성들의 의지를 표현한 신종어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여성 생식권(출산과 관련해 여성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다뤄졌던 만큼 반발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성혐오 발언과 성범죄 이력 등으로 비판을 받아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에 재입성하게 되면서 좌절감을 표현하는 미국 여성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고 있다.

8일(현지 시간) 워싱턴 포스트, 가디언, NBC, CBS 등 주요 언론은 자국 내 ‘4B 운동’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을 일제히 전했다.

NBC는 “트럼프의 승리는 많은 여성에게 생식권의 후퇴라는 신호로 여겨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예일대 사회학과 박사 과정 최미라씨의 분석을 인용해 “미국 여성들의 좌절감은 남성과 이성애적 관계, 가부장제 참여를 거부하는 새로운 운동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4B 운동은 ‘미투 운동’이 퍼지던 2010년대 후반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시작된 급진적 여성 행동의 한 형태다. 이 운동에 참여하는 이들은 결혼과 출산은 물론 연애와 성행위마저 거부하는 방식으로 불평등, 여성혐오, 성차별, 성폭력에 저항한다.

한국의 4B 운동을 전 세계에 알린 건 동영상 플랫폼과 소셜미디어다.

한국에서 4B 운동의 시발점이 된 소설 ‘82년생 김지영’도 미국에서 재조명되는 모습이다. NBC는 틱톡 유저 알레이사 모라가 지난 3월 게시한 82년생 김지영 관련 영상이 미국 대선 이후 590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한 여성 틱톡 유저는 영상에서 눈물을 흘리며 “나는 지금 막 4B 운동에 대해 찾아봤다”면서 “한국 여성들은 동등한 권리를 쟁취할 때까지 출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인구가 줄고 있고, 아이가 부족하기 때문에 혼란에 빠졌다. 우리는 이제 함께해야 한다. 위험한 상황에 놓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여성 유저는 “4B 운동은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라며 “세상은 망가졌고 아이를 갖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특히 여자아이를 갖게 된다면 미래가 너무 걱정될 것이다. 운동에 참여하자”고 제안했다.

미국 대선 결과가 발표된 이후 4B 운동은 온라인상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로 부상했다. 지난 6일 하루에만 20만명이 구글에서 이 단어를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런 움직임을 조롱하거나 불쾌감을 표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남성 틱톡 유저는 “여성들이 4B 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우리가 낙태를 금지하는 것보다 낙태율을 더 떨어뜨릴 것”이라며 “보수주의자들은 또 이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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