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적 페미니스트 운동
온라인서 공유·토론 줄이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응해 여러 지역 단체들이 주최한 뉴욕의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행진'에서 참석자들이 트랜스젠더 깃발을 들고 있다. /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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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최효극 기자 = 낙태권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뒤 낙담한 미국 여성들이 한국 페미니스트의 '4B 운동'에 주목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CNN 등 미국언론이 잇따라 보도했다.
대선 직후 틱톡,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 진보성향 젊은 여성들이 한국의 '4B(非) 운동'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을 벌이는 현상이 부쩍 늘었다. '4B 운동은 한국에서 시작된 급진적 페미니스트 운동으로, 비혼·비출산·비연애·비성관계를 추구한다.
'4B 운동'에 관심을 보이는 여성들은 낙태권을 법적으로 보장받지 못한다면 여성 스스로 자신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해야한다고 주장하면서 그에 따라 자신의 삶에서 남성을 배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의 4B 운동에 대한 관심은 '재생산권' 즉 낙태권에서 출발하는데 한국의 경우는 결혼을 중심에 두고 성차별에 반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대선 다음 날 미국에서 '4B 운동'에 대한 검색이 급증했다. 이는 낙태권을 헌법으로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히고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낙태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차원의 낙태 금지 법안을 시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온라인에서 반페미니스트적 여성혐오를 확산시키는 '매너스피어(manospere)'와 자칭 '비자발적 독신자(involuntary celibates)'로서 여성을 비하하는 문화가 결합되면서 여성의 권리가 더욱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아울러 여성들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이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까지 여성 대선후보가 유리 천장 깨기에 연거푸 실패하면서 더 큰 좌절감을 맛봤다. 또 다수의 남성 유권자들이 성적 학대 혐의가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데 대해 분노를 느껴 남성을 자신들이 삶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WP는 미 대선 출구 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55%가 트럼프에게 투표한 반면, 여성의 53%는 해리스에게 투표했다면서 한국에서는 남녀간 경제적 불평등이 4B 운동을 촉발했지만, 미국에서는 젠더 간의 정치적 갈등과 분열이 4B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에서 4B 운동에 공감하는 여성들은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우지 않는 남성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싶지 않다. 그것은 우리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WP는 '성 파업'이라는 개념은 고대 그리스 희곡 리시스트라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여기서 여성들은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반대하기 위해 성관계를 거부했다며 미국에서는 가수 자넬 모네가 2017년에 성 파업을 제안했고, 배우 줄리아 폭스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힌 이후 2년 넘게 금욕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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