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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잦은 오류 없앤 무선 테이블오더 … 아이리버 신화 잇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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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먼슬리키친


"테이블 오더 시장은 조립형 디바이스와 표준화된 애플리케이션에 의존해왔습니다. 먼슬리키친(먼키)은 차별화된 디바이스와 최고의 안전성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서 'K오더' 문화를 확장해 나가려 합니다."

국내 기업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애플'과 맞서 싸운 적이 있다. 결과도 좋았다. 2000년대 초반 세계 MP3 시장을 석권했던 한국 기업 '아이리버' 이야기다. 당시 아이리버는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 애플의 아이팟과 맞설 수 있는 독창적인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이며 '아이리버 신화'를 일궈냈다.

아이리버 신화의 주역으로 꼽히던 김혁균 전 아이리버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동료들이 '푸드테크' 시장 석권을 위해 다시 뭉쳤다. 김 대표의 스타트업 먼키는 음식점 무인 주문결제 시스템과 같은 기술을 기반으로 자영업자의 매출과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먼키는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테이블 오더 시장에 진출했다. 김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현재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테이블 오더 시장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며 "아이리버가 가지고 있는 하드웨어 제작 능력과 유려한 디자인 등을 총동원해 테이블 오더 시장의 혁신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내 테이블 오더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성장하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티오더, 메뉴잇 등의 스타트업을 비롯해 배달의민족 등 기업들도 테이블 오더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QR코드와 NFC 태그를 통해 별도의 태블릿 없이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등장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경쟁자가 많지만 테이블 오더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해외에서 국내의 테이블 오더 시스템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지금이 K오더를 전 세계로 확장하는 적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자영업자들의 디지털 전환과 함께 테이블 오더의 중요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테이블 오더 시장 규모도 6000억원 내외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현재 국내 테이블 오더 기기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기존 테이블 오더 제품은 대부분 유선 조립 방식"이라며 "이는 제각기 다른 회사에서 만든 기성 부품을 단순히 선으로 연결한 조립 형태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가 본 가장 큰 문제점은 안전성과 내구성이다. 온종일 충전해야 하는 만큼 배터리가 과열되거나 합선, 누전으로 인한 화재 발생 위험이 상당히 크다. 김 대표는 "매장은 열기, 기름, 수분 등 가전 환경과 다른 열악한 환경인데 가전용 전자기기를 사용하게 되면 내구성·안전성의 문제점들이 발생할 수 있다"며 "또한 각 부품이 표면적으로만 연결되어 운영체제 차원에서의 안정적 연결이 어려운 만큼 주문 결제 시 잦은 오류가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점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여러 제품을 조립하다 보니 디자인의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다.

먼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년간 연구개발(R&D)에 매진해 최근 '먼키 테이블 오더'를 출시했다. 세계 최초로 '무선 올인원 디바이스'를 구축했으며 복잡한 배선이나 설치공사 없이 바로 테이블에 두고 사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통합된 시스템인 만큼 결제 오류, 주문 누락을 원천 차단해 매장 운영의 신뢰도를 높였다"며 "디스플레이의 터치 반응과 화면 전환 속도는 0.1초로 휴대폰처럼 매끄러운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안전에 큰 신경을 썼다.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일주일 지속될 뿐 아니라 동시 충전이 가능하고, 3중 안전센서를 통해 전기 합선, 화재, 폭발 위험을 차단했다.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차량용 반도체로 제작해 내구성도 챙겼다. 먼키는 자영업자의 유지비 부담 완화를 위해 5년 무상 AS도 제공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소프트웨어만의 혁신으로는 세계 시장을 누빌 수 없다"며 "탄탄하고 혁신적인 하드웨어가 뒷받침되어야만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먼키는 뉴욕을 시작으로 테이블 오더의 세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미 먼키는 지난해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카드사·결제사와 결제 사업자 라이선스·SW 개발 라이선스를 얻었다. 현재까지 미국의 600여 개 가맹점이 먼키가 개발한 솔루션을 사용 중이다. 우버와 제휴하여 우버이츠 서비스도 통합 제공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이러한 밸류체인을 기반으로 테이블 오더 시스템을 미국 시장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먼키가 구축하는 통합솔루션은 주문앱, 테이블 오더, 키오스크, POS, CRM까지 매장 운영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해 자영업자들이 매장 내 모든 흐름을 한눈에 간편 운영 관리가 되도록 설계됐다"며 "복잡한 설치 없이 테이블에 놓기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어 자영업자들이 기술적 부담 없이 쉽게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먼키는 자영업자들의 매출 상승과 비용 절감을 극대화해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하는 '자영업자의 진정한 러닝메이트'라는 미션과 '글로벌 시장에 새로운 표준 제시'라는 비전을 갖고 혁신을 거듭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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