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최근 6개월간 엔비디아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 |
미국 증시가 대선 후 랠리를 이어가며 11일(현지시간) S&P500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6000 위에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올해 2월9일 처음으로 5000선 위에서 마감한지 9개월만에 6000이라는 또 하나의 큰 산을 넘어섰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도 사상 처음으로 4만4000 위에서 거래를 마치며 새로운 장을 열었다.
캘베이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클락 제라넨은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아직도 머니마켓펀드(MMF)와 채권에 머물러 있는 돈이 많기 때문에 S&P500지수의 6000선 돌파는 "심리적으로 중요한 이정표"라며 증시 주변에서 관망하던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 이후의 시장 확실성과 긍정적인 심리, 상대적으로 건강한 경제라는 3박자가 S&P500지수의 6000선 돌파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증시는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와 이어진 연방준비제도(연준)의 0.25%포인트 금리 인하에 환호하며 큰 폭의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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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적자·인플레 우려 잦아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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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트럼프 당선시 재정적자 확대와 관세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촉발 우려로 국채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이며 증시 랠리에 복병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세금을 감면하는 대신 재정지출 삭감을 추진할 것이기 때문에 재정적자가 걱정하는 것만큼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또 관세도 대외 협상용일 뿐 실제로 전면적으로 대폭 올리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월밍턴 트러스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토니 로스는 마켓워치에 "트럼프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질문들이 있었지만 이제 시장은 트럼프가 추진하려는 모든 정책이 반드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고 확신하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증시 상승세가 올해 말까지, 심지어 내년 1월 말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식 때까지 이어진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로스는 "S&P500지수가 앞으로 두 달 안에 6000 중반까지 충분히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에는 재정적자를 너무 많이 늘리지 않으면서 어떻게 세금을 낮출 수 있을 것인지 투자자들이 주목할 것"이라며 "이 어려운 문제가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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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강세장, 아직 유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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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두 자릿수의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일각에선 과열 또는 버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반면 과거 강세장에 비쳐볼 때 현재 강세장은 아직 유아기일 뿐이라는 분석도 있다.
에버코어 ISI 리서치의 주식, 파생상품, 퀀트 전략팀 수석 이사인 줄리안 에마뉴엘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1932년 이후 강세장이 지속된 기간은 평균 50개월, 강세장이 이어지는 동안 S&P500지수의 수익률은 평균 152%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2022년 10월부터 시작된 현재 강세장은 25개월째 이어지며 총 수익률이 65%로 더 지속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와 공화당의 상·하원 동시 장악은 감세와 규제 완화에 대한 정책 기대감을 높여 증시를 더 높이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은 11일 상원에 이어 하원에서도 과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마뉴엘은 공화당이 백악관은 물론 상·하원까지 모두 장악하는 레드 스윕(red sweep: 빨간색은 공화당 상징색) 시나리오에서는 S&P500지수가 내년 6월말 6600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봤다.
이외에도 오펜하이머의 전략가인 존 스톨츠푸스는 11일 보고서에서 대선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며 올해 말 S&P500지수의 목표치를 기존 5900에서 62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올해 말 S&P500지수 목표치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다만 씨티의 스콧 크로너트는 S&P500지수의 연말 목표치를 6100으로 낙관하고 있지만 대선 이후 과열로 S&P500지수가 6100을 넘어선다면 주식 비중을 낮추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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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 내내 증시는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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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인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는 미국 증시의 파티가 향후 5년간 계속되며 S&P500지수가 2029년말까지 1만선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야데니는 지난해부터 미국 증시가 2020년대에 1920년대와 같은 '포효하는 20년대'(Roaring 20s)를 맞아 경제와 증시 모두 놀라운 호황을 이어갈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는 트럼프가 법인세율을 21%에서 15%로 낮추는 감세와 여러 규제 완화를 시행하면서 생산성이 빠르게 향상돼 기업들의 이익률이 크게 확대돼 증시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법정 세율이 1%포인트 움직일 때마다 S&P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은 1% 가까이 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야데니는 미국 증시에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이 돌아왔다"며 주가가 더 큰 폭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고 낙관했다. 그는 S&P500지수가 올해 6100, 2025년에 7000, 2026년에 8000에 각각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12일에는 개장 전에 주택용품 유통업체인 홈 디포가 실적을 발표하고 장 마감 후에는 석유회사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이 실적을 공개한다.
또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톰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의 연설이 이어진다.
미국 증시는 오는 13일 발표되는 지난 10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상승세 지속 여부를 테스트 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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