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코스피는 49.09(1.94%) 내린 2482.57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2년 만에 종가 기준 1400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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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선거 당선 이후 살얼음판을 걷던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코스피는 2% 가까이 급락하며 2500선을 내줬고 원-달러 환율도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0원을 돌파했다. 채권시장도 불안한 움직임을 이어갔다. 이와 함께 실물경제도 서서히 식어가고 있다는 경제분석기관들의 진단이 쏟아진다.
1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9.09(1.94%) 내린 2482.5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2500선을 내준 건 ‘검은 월요일’로 불렸던 지난 8월5일 이후 99일 만이다. 시가총액 상위 1, 2위인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각각 3.64%, 3.53% 급락하는 등 몸집이 큰 대형 종목 대부분이 하락세를 보이며 시장 전체를 끌어내렸다. 시총 상위 10위 기업 중 상승한 종목은 엘지(LG)에너지솔루션(2.64%)과 네이버(3.07%)뿐이다. 엘지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트럼프 당선 이후 급락세를 보였으나 트럼프 당선에 기여한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스페이스엑스에 전력 공급용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고 시장 참여자들은 보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300억원, 1100억원을 순매도했으나 그 강도는 크지 않았다. 거래 규모가 줄어들수록 심리에 따라 지수는 크게 출렁이는 모습을 보인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18.32(2.51%) 내린 710.52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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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값도 내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30분 기준(주간 종가) 원-달러 환율은 1403.5원이다. 전날 주간 종가 대비 8.8원 뛴 것이다. 그동안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1400원을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평가해왔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웃돈 건 2022년 11월7일 이후 2년여 만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늘 새로 나타난 악재는 딱히 없었지만 미 대선 이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관련해 불거진 우려가 지속적으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중호 엘에스(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7월 이후 부진한 흐름을 보이다가 트럼프 당선으로 불확실성이 더 확대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불안 확대와 함께 실물 경제도 식어가고 있다는 우울한 진단이 나오고 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보고서를 내어, 올해 실질성장률 전망값을 6개월 전보다 0.4%포인트 끌어내리며 2.2%로 제시했다. 일부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에는 잠재성장률(2.0% 내외)을 밑도는 1% 중반까지 성장률이 급락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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