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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한반도 군사적 위기 고조되는데 왜 평화와 통일 관심은 낮아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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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3일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 아펙(APEC)하우스에서 열린 제20회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 2세션이 ‘한반도는 어디로?\'를 주제로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진희관 부산대 교수, 서보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이영아 참여연대 군축센터 팀장, 김성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정지융 푸단대 교수. 부산/김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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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열린 제20회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 2세션에선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가 고조되는 엄중한 상황에서 평화운동과 통일운동의 위기와 대안을 고민했다.



김성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반도에서 위기가 고조되는데도 왜 통일과 평화에 대한 관심이 더 낮아지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지난 70년 동안 평화운동과 통일운동의 역사 속에서 남북한의 새로운 공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냉전 시기에는 통일이라는 담론이 국가에 완전히 장악된 상태였다가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통일운동과 구별되는 평화운동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며 “한쪽에선 통일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 다른 한쪽에서는 통일보다는 평화 정착과 사회 민주화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통일운동이 변화하는 한국 사회를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고 민족과 반미에 집중했고, 평화운동은 통일운동과 거리 두기에 집중하면서 한반도의 특수성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담론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김 교수는 ‘군사주의의 득세’도 문제로 꼽았다. 그는 “(통일운동과 평화운동이 지지부진한 사이) 한국 사회에서는 ‘군사주의 경제학’과 ‘군사주의 심리학’이 작동하게 되면서 더 큰 위기를 가져왔다”며 “방위산업을 중심으로 지방 경제가 운영되고 방위산업에 의존해서 사람들이 먹고사는 현실이 만들어졌고, ‘자주국방’을 향한 한국 사회의 욕망 속에 ‘힘에 의한 평화’가 강조되면서 통일운동과 평화운동은 존재론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서보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평화운동과 통일운동의 관계는 대립적이지 않으며, 평화운동의 큰 줄기 안에 통일운동이 있었다”며 김 교수와는 다른 견해를 폈다. 그는 통일운동의 위기에 대해 “기성세대가 진영논리에 따라 통일을 선택적으로 이용해 국내를 분열시키고 남북관계 발전을 누적적으로 발전시키지 못했다”며 “젊은이들이 통일에 관심이 없는 현실에 대해 기성세대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과 통일을 할지 어떻게 살지는 후대가 결정할 일”이라며 “우선은 공감·공존·공영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지융 푸단대 교수는 중국이 바라보는 한반도의 긴장 고조 상황을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핵보유국이라고 선포했지만, 중국은 비핵화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에 여전히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선 “그게 사실이라면 유럽의 전쟁을 동아시아로 끌어올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트럼프가 취임한 뒤 미·중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지역 문제에 대해서는 협력도 할 수 있다.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개인적 친분뿐 아니라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고, 북핵 문제 해결에는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미·중이 손잡으면 남북문제는 출구를 찾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영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은 “윤석열 정부와 북한이 서로 ‘힘에 의한 평화’에 몰두하면서 한반도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지만, 시민들에게 설문조사를 해보면 군사적 해법보다 외교적 해법을 더 지지한다. 대화와 협력으로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시민들을 만나고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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