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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청산가치 밑돈 삼성전자에서 벌어질 일…해야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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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의 사견(思見)]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49p(1.15%) 내린 2,531.66, 코스닥 지수는 14.54p(1.96%) 내린 728.84,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8.3원 오른 1394.7원을 기록하고 있다. 2024.11.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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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회사의 청산가치 밑으로 떨어졌다. 청산가치는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금액으로 회사가 해산될 때 주주들이 나눠 가질 수 있는 돈이다. 삼성전자가 다른 기업이었다면 청산하라는 말이 나왔을 법한 주가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전자의 순자산(자본총계)은 약 383조 5266억 원이다. 반면 13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보통주(302조원)와 우선주(35조원)를 합쳐 337조 원으로 순자산가치보다 약 13.7% 낮다. 주당순자산배율(PBR)은 0.88이다. 이는 현 기업가치가 청산가치의 0.88배라는 의미다. 최근 20년간 삼성전자의 PBR이 1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그러나 현재 삼성전자는 주가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그 시발점은 고대역메모리반도체(HBM)였지만 총체적인 시장의 신뢰하락은 '미래 비전'에 대한 불투명한 메시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주주들이 회사로부터 미래에 대한 답을 듣지 못했다는 얘기다. 확신이 사라진 외국인의 매도세는 올 들어 끊이지 않고 있고, 최근 3개월 동안은 더욱 심화됐다.

폭풍우가 몰려올 기미가 보일 때 가장 먼저 배에서 뛰어내리는 것이 예민한 감각을 가진 배 위의 '동물'이라고 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같은 감각으로 매물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이처럼 회사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면 내부에서도 다양한 일들이 벌어진다. 우선은 이 위기를 누가 초래했는지를 따지는 책임소재 떠넘기가 횡행한다. 위기극복의 대책보다는 서로를 질책하거나 책임회피에 급급한 양상이 나타난다. 익명에 기댄 게시판에 비난이 난무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 다음은 복지부동의 일상화다. 위기상황에 괜히 나서서 변화를 주도하려다가 유탄을 맞는 것보다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구경만 하는 게 낫다는 인식이 팽배해진다. 꼬박꼬박 월급은 나오니 바닥에 납작 엎드려 눈에 안 뜨이기를 바라는 유형이다.

이 시기에는 외부에서 스카웃될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들부터 회사를 떠나게 돼 있다. 벌써 경쟁사 특정 분야의 경력직원 채용 공고에 삼성의 우수인재들 상당수가 지원했다는 소문이 떠돈다. 여기까지 오면 노동조합이 나서 그동안 쌓였던 불만을 쏟아내며 직원들의 세를 규합하는 단계에 이른다.

가장 큰 타격이면서 우려되는 것이 이 틈을 노리는 국내외 벌처펀드들이다. 삼성전자가 가장 약해졌을 때 최대의 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달려들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주가가 거의 반토막난 개인주주들에게 기업자산을 팔고 보유현금을 투자가 아닌 '높은 배당'에 쓰도록 압력을 가하는데 동참하라고 목소리를 낼 것이다. 그러면서 여전히 5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 주주들과 규합해 현재의 삼성전자 리더십을 바꾸려는 시도도 할 것이다.

청산가치보다 낮은 주가에 불만인 주주들에게 이익을 높여주겠다는 헤지펀드에 반대할 이들은 많지 않다. 이미 삼성전자를 노리는 헤지펀드들이 어떤 방법이든 시도를 했을 가능성도 높다. 엘리엇 때처럼 기업활동외적인 일에 힘을 빼지 않기 위해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그동안 조용히 지분을 매집하고 목소리를 내던 헤지펀드들이 주주들을 선동한 후 그린메일 등을 통해 자신들의 배만 불리고 떠나는 것을 여러 차례 봐 왔다.

현재 삼성전자의 경영실적이 지금의 주가처럼 형편없지는 않다. 전세계에서 한해 매출 300조원에 영업이익 30조원을 내는 기업이 어디 흔한 일인가. 그럼에도 주주들로부터 외면받는 것은 주주들에 대한 적극적인 설득과 강력한 리더십을 통한 미래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탓이 크다.

과거에는 이재용 부회장(현 회장)이 외국의 주요주주들을 만나 주주들의 요구사항과 의견을 듣고, 경영에 반영하고 개선하는 일을 많이 해왔다. 하지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이 회장이 직접 나서 주요주주를 설득한 행위가 부정한 합병과 주가조작 등으로 몰리면서 위축됐다. 그래도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직전 부도위기에 몰렸던 삼성전자는 삼성 구조조정본부와 삼성전자 최고경영진 모두 인사팀에 사직서를 미리 제출하고 구조조정에 나서 되살아난 적이 있다. 지금의 위기상황에서도 이런 총사퇴와 같은 결기가 필요하다. 리더가 나서 배의 갑판 위 선봉에 서서 직원들을 다독여 힘을 모아야 한다. 삼성전자는 오랜 역사 동안 그런 저력을 보여온 기업이다. 청산가치를 논할 기업이 아니다.

머니투데이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hunt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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