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러시아 전장서 북한군 전투 공식 확인
대통령실, 전장 모니터링 필요성 언급…무기 지원 가능성도 열어둬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된 북한군의 전투 개시가 공식화되면서 정부가 제시한 '단계적 조치'의 전제 조건이 갖춰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경제·안보 점검회의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된 북한군의 전투 개시가 공식화되면서 정부가 제시한 '단계적 조치'의 전제 조건이 갖춰졌다.
미국 신행정부 출범 등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실질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 주목된다.
국가정보원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이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미국 국무부가 북한군의 전투 참여를 공식화한 데 이어 한국 정부도 이를 확인한 것이다.
북한군의 참전이 공식화되면서 한국 안보에 대한 위협도 한층 수위가 올라가게 됐다. 그간 정부는 전황을 주시하며 단계적 대응을 준비했고, 대응에 나서는 기준점을 북한군의 전투 개시로 제시했다. 이 조건이 현실화한 만큼 정부의 대응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정부는 북한군 참전의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민감한 군사기술을 이전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6·25 전쟁 이후 현대전을 치러보지 않은 북한이 실전 경험을 쌓는다는 점도 안보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지난달 22일 열린 긴급 NSC 상임위원회의 브리핑에서 "정부는 북한군의 즉각적인 철수 촉구하며 현재와 같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야합이 지속될 경우 이를 좌시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며 "북한의 전투병력 파병에 따른 러-북 군사협력 진전 추이에 따라 단계적인 대응조치를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대응 방향을 설명했다.
이어 이달 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군과 교전을 벌였다고 발표했을 때 대통령실은 고위관계자를 통해 '전투가 시작되느냐 아니냐'를 주시하고 있다며 기준점을 명확히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대통령실과 정부는 단계적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그동안은 의료품 등 인도적 차원의 지원에 국한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했으나 향후 전장 모니터링팀 파견 등 더 적극적인 대응이 예상된다. 특히 상황에 따라 공격용 무기 지원 가능성까지 열어뒀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지난 6일 기자들에게 "북한군과 러시아군이 함께하는 전투가 개시된다면 북한과 러시아가 어떤 전술을 구사하는지, 어떤 무기 체계를 활용하는지, 북한의 희생자나 포로는 발생하는지 등에 따라 우크라이나와 함께 대응을 할 필요성이 생긴다"며 "이는 우리가 꼭 참고해야 될 안보 정보다. 그런 차원에서 전장 모니터링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공동언론발표에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살상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다는 대원칙을 갖고 있었는데, 더 유연하게 북한군 활동 여하에 따라 검토해나갈 수 있다"고 답변했다.
다만 미국 대선 결과 등에 따라 요동치는 국제 정세는 한국 정부가 구체적인 조치를 검토하는 데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기간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취임 이후 어떤 대응에 나설지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2일 기자들을 만나 "미국의 신행정부가 출범하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며 "현재로서는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 NATO, 우크라이나와 기존 협력 관계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honey@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