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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전기차 보조금 없애라" 머스크 속내는…'나만 살고 다 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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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위원회가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테슬라엔 호재가 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적자에 시달리는 경쟁사들이 보조금 폐지로 고사 위기에 몰리면 선두 주자인 테슬라가 승자로 남을 확률이 크단 이유에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앞서 보조금 폐지를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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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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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의 정권 인수위 내 에너지 정책팀이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회사 주가는 일제히 급락했고, 15일 국내 증시에서는 배터리 관련주들이 급락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소비자가 배터리와 핵심 광물 등에 대한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구입하면 최대 7500달러(약 1050만원)를 세액 공제 형태로 지원받을 수 있다. 이걸 없앨 경우 안 그래도 부진한 전기차 수요가 더 위축될 위험이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전기차 사업을 하는 머스크 CEO가 보조금 폐지를 지지한단 점이다. 그는 7월 X를 통해 "(전기차) 보조금을 거둬가라"며 "그게 테슬라를 돕는 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의 발언 뒤에는 큰 그림이 있다. 전기차 보조금 폐지 땐 경쟁사들이 생존의 갈림길에 서지만 테슬라는 계속 살아남아 장기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현재 전통 자동차 회사들은 여전히 전기차 사업에서 막대한 적자를 내고 있다. 세액 공제가 있어 간신히 손실을 줄이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 보조금이 끊긴다면 적자는 더 커지고 전기차 사업은 고사 위기에 몰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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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흑자를 내는 유일한 미국 자동차 제조사인 테슬라로선 경쟁사들이 어려워질수록 승자가 되기 쉬워지는 셈이다. 머스크는 7월 실적 발표 후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되면 테슬라는 약간의 타격이 있겠지만 GM이나 포드 같은 기존 자동차 회사를 포함한 전기차 경쟁사들엔 치명적일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머스크의 생각은 혼자만의 주장이 아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은 IRA 보조금의 특징을 지적한다. 보도에 따르면 소비자가 현재 구매하는 대부분의 전기차는 IRA의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보조금을 전액 받지 못하는데, 리스 차량엔 이런 요건이 적용되지 않다 보니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리스 방식 판매로 보조금 혜택을 극대화해왔다. 반면 테슬라는 잔존 가치 하락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리스보다 판매를 선호한다. 결국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되면 리스 판매를 해온 테슬라 경쟁업체들이 받는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은 전기차 산업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하지만 테슬라에겐 엄청나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엔 규제 완화로 테슬라의 자율주행 계획을 가속할 수 있단 기대도 깔려있다.

공화당 전략가로 오래 활동하고 전기차 지원 옹호단체를 운영하는 마이크 머피는 로이터에 "(보조금 폐지 움직임이) 대규모 지원을 받는 중국 전기차 산업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는 미국 자동차업체들에 정말 나쁜 일"이라고 평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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