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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써봤다] "이게 영상이라고?"...애플 비전프로, 공간 컴퓨팅 앞세워 '혁신의 공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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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현 기자]

지난 2월 미국에서 첫 선을 보였던 애플의 비전 프로가 드디어 국내 소비자들과 만났다. 애플은 15일 비전 프로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비전프로는 디지털 콘텐츠와 실제 세계를 매끄럽게 결합해 주는 기기로 일상 속 업무와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간 경험하지 못했던 공간 경험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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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방문한 명동 애플 스토어 / 사진=배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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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지향점을 바탕으로 한 비전프로는 국내 7개 애플 스토어에서 사전 또는 현장 예약을 통해 체험해볼 수 있다. 정보기술(IT) 기자로서 첫 출시 현장을 놓칠 수 없었다. 미리 홈페이지에서 비전 프로 체험 사전 신청을 한 뒤 명동 애플 스토어를 방문했다.

비전프로 체험 위해 '북적북적'

명동 애플 스토어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많은 사람들이 검정 고글을 쓰고 손을 허우적 거리고 있었다. 비전 프로를 체험하고 있는 사람들로, 그들의 입가에는 미소와 함께 "우와!"라는 감탄을 나타내는 소리가 잇따랐다. 연령대를 불문하고 외국인 관광객도 꽤 많이 체험을 진행 중이었다. 애플 관계자에 따르면 "첫 날부터 비전프로를 체험하기 위한 방문객들이 이어졌다"며 "온라인 체험 신청은 거의 다 마감이 됐고, 현장에서 신청할 경우 상황에 따라 대기시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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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프로에 대한 첫인상은 생각보다 투박하지 않고 세련된 디자인을 지녔다는 것이다. 스키장에서 쓸 법한 고글 모양이지만 모서리를 감싸고 있는 무광의 은색 테두리가 애플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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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들었을 때 무게는 생각보다 가벼웠다. 하지만 머리에 쓰면 무게감이 약간 느껴져 어린 아이가 쓰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다. 상단 오른쪽에는 애플 워치에 탑재된 디지털 크라운이 탑재돼있다.

기자도 사전 예약한 시간대에 방문한 뒤 체험을 앞두고 약간의 대기 시간을 가졌다. 대기 시간 동안 애플 스토어 관계자는 그동안 전에 써본 적이 있는지,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고 있는지 등 질문을 한다. 참고로 비전프로는 안경을 쓰고 착용할 수는 없으며 렌즈를 끼거나 비전프로에 도수렌즈를 부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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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끝나면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소파자리로 안내해준다. 본격적인 체험에 앞서 사이즈 측정이 진행된다. 아이폰의 비전프로 앱을 통해 얼굴을 카메라에 비춰 가볍게 상하좌우로 움직이면 사이즈 측정을 안내해주는 QR코드가 나온다. 기자처럼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의 경우 스토어에 있는 아이폰을 통해 측정이 가능하다.

"이게 그냥 영상이라고?"

사이즈에 맞는 비전 프로를 기다리는 동안 간단하게 작동법을 배웠다. 컴퓨터 마우스에 대입해보면 눈은 포인터 엄지와 검지를 가볍게 붙였다가 떨어뜨리는 탭이 클릭 탭을 한 상태에서 팔을 상하좌우로 이동할 경우 스크롤 줄을 당겼다가 놓는 느낌으로 두손을 움직이면 확대 또는 축소가 가능하다. 탭을 할 때 굳이 비전프로를 쓴 눈 앞에 보여주지 않고 편한 자세로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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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은 공간 사진·동영상 경험, 엔터테인먼트, 게임, 신선한 콘텐츠 등으로 이뤄졌다. 비전프로를 쓰고 실행을 하면 마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눈앞에 떠있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앱을 들어가자 생생한 공간 경험을 즐길 수 있었다. 360도로 촬영된 풍경 사진의 스크린 기능을 활성화하면 곧바로 해당 장면이 눈 앞에 펼쳐진다. 화질이 정말 깔끔하고 생생해서 나도 모르게 사진 속 땅에 자란 풀로 손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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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프로를 체험 중인 기자 / 사진=배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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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기능을 활성화하면 평면 사진이나 동영상도 입체적으로 변한다. 체험 과정에서 입체적으로 촬영된 어린 아이의 생일 파티 영상이 있었는데 아이가 케이크의 초를 끄고 나서 연기가 피어나는 모습까지 실제 눈 앞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체험을 도와준 애플 관계자가 "실제로 같이 초를 불었던 고객들이 있을 정도였다"고 했는데 충분히 이해가 갈 정도의 생생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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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비전 프로 / 사진=배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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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프로는 업무 능력 향상에도 일조한다. 가령 파워포인트를 토대로 발표를 할 일이 있다면 비전 프로로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다. 파워포인트의 공간 기능을 활성화한 뒤 회의실 또는 극장을 고르면 실제 현장이 눈 앞에 펼쳐진다. 기자는 극장을 골랐는데 극장 화면에 파워포인트가 띄워져 있어 실제 있을 법한 상황을 잘 구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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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이머시브(immersive) 영상 체험이었다. 애플에서 비전프로 체험 데모용으로 만든 8K 영상이었다. 비전프로는 압도적인 고화질과 생생함으로 굉장히 리얼한 상황을 제공한다. 영상에서 코뿔소가 다가올 때는 기자도 모르게 몸이 움츠려 들기도 하고 줄 하나에 의지해 산을 건너는 여성의 모습을 볼 때는 손을 움찔거리면서 조마조마 하기도 했다.

기기만 쓰면 새로운 공간으로

"체험이 완료됐습니다"라는 소리와 함께 눈 앞에 펼쳐진 멋진 아마존의 풍경과 긴박한 스포츠 경기, 아이들이 뛰어노는 행복한 장면이 사라지면서 현실로 돌아온 느낌이 들었다. 동시에 들었던 생각은 '아쉽다'였다. 바삐 돌아가는 일상에서 잠시나마 또 다른 공간을 맛보고 온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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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들이 애플 비전 프로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배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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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출시되는 비전프로의 가격은 499만원부터 시작한다. 용량은 256기가바이트, 512기가바이트, 1테라바이트 등 총 3가지 저장 용량으로 제공된다. 비싼 가격과 무게라는 한계가 존재하지만 공간에 대한 애플의 새로운 시도가 신선함은 분명한 것 같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비전프로를 공개하며 "비전 프로는 기술의 다음 장이자 큰 도약"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의 비전프로가 공간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앞세워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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