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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이재명 때리기’ 골몰하는 여당, 윤 대통령 부부 의혹은 외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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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필리핀 국빈 방문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7일(현지시각) 마닐라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에서 싱가포르 국빈 방문을 위해 공군1호기에 탑승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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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유죄 판결을 계기로 대야 공세에 골몰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천개입 의혹이 수사 대상으로 포함된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이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이어 국회 재표결에서 부결되면 이 대표의 유죄 판결과 대비되며 여론이 악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공직선거법 유죄 판결 이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 재판이 정상적으로 신속히 진행되는 것을 모니터링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재판 절차가 왜곡되는 것을 막겠다”며 “오는 25일 (이 대표 위증교사 1심) 재판이 끝이 아니다. 유죄 판결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에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하루 뒤인 지난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통령께서 현 상황에 대해 사과하고, 인적 쇄신, 김 여사 활동 중단, 특별감찰관의 조건 없는 임명에 대해 국민께 약속하셨다”고 밝힌 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지난 1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며 “제가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친한동훈(친한)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대표가 당시 정치권에 없었는데 자세한 상황을 어떻게 알겠느냐”며 검찰 수사를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여당이 침묵하는 사이 윤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의혹은 더 불어났다. 지난 대선 당시 당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2022년 6·1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과 포항시장 공천을 요청했다고 의혹 제기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 설명과 달리 대선 경선 이후에도 공천개입 의혹 핵심인물인 명태균씨와 연락을 이어간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더불어민주당의 명씨 녹취록 공개를 통해 쌓이는 중이다.

검찰 수사로 여권이 의혹을 털어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늑장 수사나 축소 수사 의구심이 제기되면 여권에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거란 우려가 내부에서도 나온다. 이미 창원지검은 사건 접수 이후 9개월간 검사가 없는 수사과에 명씨 사건을 배당해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 검사 출신 국민의힘 의원은 “이런 사건은 신속한 신병 처리 및 수사가 중요하다”며 “질질 끄는 순간 증거는 다 사라지고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아도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사건 등 김 여사 사건을 연이어 불기소해 여론의 불신을 초래했다. 그 결과 한국갤럽이 지난달 15~1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여사 특검법 도입에 대한 ‘찬성’ 의견은 63%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이 특검 대신 내민 특별감찰관 추천으로는 공천개입 의혹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윤 대통령은 오는 21일 중남미 순방에서 귀국한 후 김 여사 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8일 국회 재표결에서 여당이 대거 반대표를 던져 특검법이 부결되면 여당에 역풍이 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는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1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 해소되지 못한 김 여사 사법리스크와 이 대표 사례가 비교되면서 민심 이반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친한계 관계자는 “이 대표에 대해 엄중하게 판결을 했으니 김 여사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처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올 가능성이 많다”며 “상당히 어려운 지점”이라고 말했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된 게 지금까지의 국정 혼란에 면죄부가 되지는 않는다”며 “특별감찰관을 임명한다고 해서 해소될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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