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내각 개편 규모 커질 수도
주호영 국회부의장, 권영세 의원, 이정현 전 의원(왼쪽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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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후 여권에서 “신속한 인적 쇄신을 통해 국정(國政) 동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인적 쇄신을 약속하고, 이재명 대표 판결 이후 정부를 포함한 정치권 전반에 대한 쇄신 요구가 힘을 받으면서 대통령실과 내각 개편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와 G20(20국) 정상회의 참석차 남미를 순방 중인 윤 대통령은 오는 21일 귀국하면 본격적인 인사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 개각은 중폭 이상이 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그간 “국면 전환용 개각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다만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일해온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임명된 지 2년이 넘은 장관이나 업무 평가에서 하위인 장관에 대한 인사가 이뤄지면 예상보다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총리 후보로는 6선인 주호영 국회부의장, 5선 권영세 의원, 호남 출신인 이정현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여권 관계자는 “업무 역량과 대야 관계를 고려할 때 협치에 적합한 인물이란 평”이라고 했다. 총리는 국회에서 임명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 등 야당이 반대하면 임명할 수 없다. 여권 일각에선 정치권이 현재의 극한 대치 정국에서 협치 모색 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5선 의원 출신인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총리 카드로 검토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다만 국민의힘 핵심부에선 “야당이 무작정 반대하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국민이 인정하는 새로운 인물을 총리 후보로 내야 한다”는 기류도 있다.
국민의힘에선 내각 경제팀 쇄신 필요성도 거론된다. 내년 1월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으로 반도체·자동차 등 한국 주력 산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상황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이유다. 여권에선 경제팀을 전면 개편할 경우 중량급 인사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경제 관료 출신으로 국제 금융에 밝은 B씨 등이 거론된다. 대통령실이 경제 각료 후보로 기업가 출신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트럼프 미 행정부 ‘정부효율부’ 수장에 발탁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처럼 국정 기조 전환을 보여줄 수 있는 인사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경제팀과 임명된 지 2년이 지난 교육·행정안전·보건복지부 등을 포함한 개각을 결심할 경우 장관급 교체 폭이 10명 이상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국정원장 자리로 이동하고 외교관 출신으로 현 정부에서 주미 대사와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조태용 현 국정원장을 총리 후보로 발탁해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대비하자는 의견이 여권 핵심부에서 거론된다”고 전했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이른바 ‘김건희 여사 라인’으로 지목된 일부 참모를 교체할 것으로 본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음주 운전이 적발돼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았던 강기훈 국정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관련해 “용산에서 자연스럽게 거취를 정리하려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일부 참모의 경우 김 여사와 친분이 있지만 대통령이 정치에 참여할 때부터 보좌한 참모인 만큼 무조건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대통령실의 정무·소통 기능 강화를 위해 “정무·홍보·시민사회수석실 개편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4월 총선 직후 임명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 여부에 대해 여권 핵심 관계자는 “정 실장에 대한 대통령 신뢰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정 실장이 다른 자리로 이동할 경우 후임 비서실장엔 이정현 전 의원, 원희룡 전 장관 등이 거론된다.
[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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