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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우크라 외무, 유엔서 "미 장거리 미사일 허용은 게임 체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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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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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받은 장거리 미사일'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영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조치에 대해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이 '게임 체인저'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전세 반전 등 결정적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안드리 시비하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소재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앞두고 기자들을 만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의 타격 거리가 길어질수록 전쟁은 짧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내의 군사적 목표물을 타격할 완전한 권리"를 갖게 됐다며 "전장 상황에 매우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조치는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가 2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기에 내려졌습니다.

내년 1월 20일에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면 우크라이나 측이 미국으로부터 지원을 받아내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군사적, 정치적 결과가 어떨지 불확실하다"며 전세 반전을 위한 결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2년이 넘는 끈질긴 요청 끝에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내 군사 목표물을 타격해도 된다는 승인을 미국으로부터 받아내긴 했으나, 이번 조치가 우크라이나 측 희망대로 '게임 체인저'가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가디언은 "한 개 유형의 미사일에 대한 제한을 풀기로 뒤늦게 결정한 것은 우크라이나가 희망해 온 결정적 지원이 아니라는 점은 명백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러시아군 상대로 적극적 공세를 펴도록 허용해 달라는 우크라이나 측 요구를 미국이 소극적으로 찔끔찔끔씩만 받아주면서 대응이 늦어져 전황이 계속 악화했으며, 바이든의 이번 조치도 결과가 똑같으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바이든의 이번 조치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서북부 쿠르스크 지역 내 목표물에만 이를 쓸 수 있도록 하는 제한이 달린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지적했습니다.

이 지역은 우크라이나가 8월에 침공해 일부를 점령한 상태이며, 현재 러시아군은 북한군과 합세해 약 5만 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영토 탈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에이태큼스의 최대 사거리는 300km입니다.

전쟁 관련 민간 싱크탱크인 미국 소재 '전쟁연구소'(ISW)의 우크라이나 전문가 조지 배러스는 바이든의 이번 조치에 대해 "미국은 에이태큼스 미사일이 쿠르스크 지역에 있는 북한군을 정밀하게 타격하는 데 쓰이기를 원하는 것 같지만, (쿠르스크 지역이 아닌) 로스토프, 벨고로드, 보로네즈 등에도 러시아군 지원 인프라가 많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에이태큼스 미사일이 대당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무척 비싼 무기이며 재고도 한정돼 있어서 우크라이나 측이 풍족하게 쓰기는 무리라는 점도 문제입니다.

배러스는 다만 이번 조치가 북한군을 직접 위협해 추가 병력 파병을 억제하는 데에는 가치가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이번 조치를 계기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사거리 250km인 스톰섀도(프랑스명 SCALP)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제공하고, 이를 활용한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할 공산이 큽니다.

하지만 재고가 많지 않은 점은 에이태큼스와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에이태큼스, 스톰섀도 등의 사거리가 아주 길지도 않으므로, 러시아가 군사자산을 더 후방으로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회피할 수도 있습니다.

18일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로즈메리 디칼로 유엔 정무·평화구축국(DPPA) 사무차장은 바이든의 이번 조치를 언급하면서 "모든 당사국들은 민간인들의 위치와 무관하게 민간인들의 안전과 보호를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대리해 발언한 디칼로는 "1천일간의 광범위한 죽음, 파괴, 절망이 수백만명의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출신인 디칼로는 민간인 인명피해가 늘어나고 있다고 규탄하면서 지난 주말 미사일 120대와 드론 90대를 동원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가한 공격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 파괴가 목적인 이번 공격 탓에, 오는 겨울은 전쟁 개시 이래 가장 가혹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지원을 계속 늘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장거리 미사일 사안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지원 물품에 포격무기, 대공방어, 장갑차 등이 포함될 것이라며 며칠 내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안보지원 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 대사는 우크라이나전 개전 1천 일을 앞두고 열린 이번 안보리 회의에 대해 "러시아를 악마화하기 위한 언론플레이 기회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홍갑 기자 gapl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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