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I대부 자기자본 추이/그래픽=김현정 |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다음달 NPL(부실채권) 매입을 전문으로 하는 손자회사 'MCI대부'에 추가 출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MCI대부는 금고의 부실채권을 수조원어치 사들여 현재 자기자본의 10배인 5조원까지 자산규모가 확대됐다. 이번 증자를 통해 MCI대부의 자산 매입여력이 확충되면 연말까지 금고의 부실채권이 추가로 정리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상호금융 업계에 따르면 중앙회는 다음달 중순 열리는 이사회에서 MCI대부에 출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출자규모는 1000억원 이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MCI대부는 중앙회 손자회사로, 주로 금고의 부실채권을 사들이는 업무를 맡는다.
중앙회가 출자에 나서는 이유는 금고의 부실채권을 MCI대부에 추가로 매각하기 위해서다. MCI대부는 5조원가량의 부실채권을 떠안고 있어 더이상 금고의 부실채권을 매입할 여력이 없다. 대부업법(대부업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보호에 관한법률)상 대부업체의 자산한도는 자기자본의 10배로 제한되는데, 현재 MCI대부의 자기자본은 5000억원으로 법에서 규정하는 자산한도가 이미 다 찼다.
중앙회는 MCI대부 외에도 여러곳에 부실채권을 팔고 있지만 가장 중심이 되는 매각처는 MCI대부다. 다른 매각처는 부실채권 매입여력이 1조원 이내로 제한적이다. 대표적인 예가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의 금융안정지원펀드와 유암코(연합자산관리)의 부동산PF 정상화펀드다.
두 펀드는 올해 중앙회가 캠코 및 유암코와 함께 출자해 만들었는데 캠코펀드의 매입여력은 6000억원, 유암코펀드는 5000억원에 그친다. 해당 펀드들은 부실채권의 투자나 PF사업장 재구조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어 부실채권 자체도 선별적으로 사들인다. 이로 인해 중앙회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부실채권을 매각할 수 있는 MCI대부를 부실채권 정리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삼고 있다.
연말까지 1조5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추가로 털어내려면 MCI대부에 1000억원 이상을 증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회는 올해 총 6조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정리하기로 했는데, 9월말까지 4조5000억원을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목표금액을 채우기 위해선 연말까지 1조5000억원을 추가로 정리해야 한다. 중앙회는 유암코펀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밝혔으나 남은 목표금액의 상당수도 MCI대부를 통해 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출자금액은 부실채권 매각을 원하는 금고의 수요조사를 거친 뒤 최종적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다음달 출자가 이뤄지면 올해 들어서만 4차례 증자가 진행되는 것이다. 중앙회는 MCI대부의 매입여력을 키우고자 올해 3차례에 걸쳐 출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1000억원이었던 MCI대부의 자기자본은 지난해말 1500억원으로 늘고 3차례의 증자 후 또다시 5000억원으로 확대됐다. 1년 새 자기자본 규모가 약 5배 늘어난 셈이다.
증자 후 연말까지 총 6조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털어내면 금고의 연체율 안정화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금고의 지난 6월말 연체율은 7.24%로, 3월 7.74%보다 0.50%포인트(P) 내려갔다. 중앙회는 금고의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 부실채권을 대규모로 매각하며 건전성을 관리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수익성을 감내하고서라도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려는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중앙회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실채권 매각을 활발히 하고 있어 MCI대부의 매입여력도 다 소진된 상황"이라며 "다음달 1차례의 증자를 더 진행해 부실채권을 추가로 정리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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