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화 '위키드' 20일 개봉
브로드웨이 흥행 2위 뮤지컬 원작
그란데·에리보 라이브 노래 빛나
뮤지컬 영화 '위키드'의 주연 배우 아리아나 그란데(왼쪽부터)와 신시아 에리보는 노래를 연습하는 준비 과정부터 서로의 집을 오가며 영화 속처럼 가까운 사이가 됐다. 촬영중 서로의 삶을 반추하며 수시로 눈물 바다가 됐다고.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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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기지 못할 싸움은 없어/너와 내가 중력을 벗어나면….”
브로드웨이 역대 흥행 2위 뮤지컬 ‘위키드’(1위는 ‘라이온킹’)의 주인공 엘파바와 글린다의 폭발적 듀엣곡 ‘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가 극장 대형 스크린에 상륙했다.
그래미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31)의 ‘돌고래 고음’이 착한 마녀 글린다 역을 만나 오페라 발성으로 더 높이 날아올랐다. 뮤지컬 ‘컬러 퍼플’의 토니상 여우주연상(2016) 수상자 신시아 에리보(37)는 초록 피부의 서쪽 마녀 엘파바 캐릭터를 완벽히 재창조했다. 200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해 전세계 6000만명이 관람한 ‘위키드’가 할리우드 영화(감독 존 추)로 리메이크돼 20일 한국에서 최초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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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파트1 개봉, 내년 완결
‘위키드’는 미국 작가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1995년 동명 소설을 각색한 동명 뮤지컬을 토대로 했다. 동화 『오즈의 마법사』속 사악한 서쪽 마녀의 숨겨진 과거를 상상한 내용이다. 내년 이맘때 공개될 파트2까지 총 2부작 중 이번 파트1은 남다른 외모 탓에 천덕꾸러기로 자란 엘파바(신시아 에리보)가 다리에 장애가 있는 동생 네사로즈(마리사 보데)와 함께 대학에 가서 마법사의 재능을 깨닫는 내용을 그렸다.
티격태격하던 공주병 캠퍼스 스타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와 무도회를 계기로 절친이 된 엘파바는 글린다와 함께 존경하던 마법사(제프 골드브럼)를 만나러 갔다가 그가 감춰온 비밀을 알게 된다.
뮤지컬 원작의 작곡가 겸 작사가 스티븐 슈워츠가 영화 공동 각본 및 음악감독으로 참여해 뮤지컬에 없던 신곡 두 곡(파트2 수록)까지 새로 만들었다.
제작은 뮤지컬이 빨랐지만, 판권은 영화 쪽에 먼저 팔렸다. 뮤지컬이 나오고도 21년 더 걸린 만큼, 공연장에선 불가능한 영상의 마법을 펼쳤다. 분량도 뮤지컬(인터미션 포함 165분)의 2배로 늘렸다. 파트1만 해도 160분에 달하는 탓에 “너무 길고, 과도하게 디자인돼온 디즈니 실사 리메이크의 실책을 반복한다”(더 랩)는 혹평도 나오지만, “‘시카고’ 이후 최고의 뮤지컬 영화”(배니티페어) "장르팬과 열렬한 오지언(원작 팬)들은 즐길 것"(플레이리스트) 등 낙관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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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스타 그란데도 오디션…10살 때 꿈 이뤄
배우 제프 골드브럼(왼쪽부터), 양쯔충(양자경)이 각각 위대한 마법사, 마담 모리블 역할로 오즈 세계를 주무르는 기성세대를 연기했다.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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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출연진이 촬영 중 라이브로 녹음한 뮤지컬 넘버가 압도적이다. 무대 경력으로 출발한 그란데는 10살 때 브로드웨이 원작을 보고 언론 인터뷰마다 글린다 역을 해보고 싶다고 말한 끝에 오디션으로 영화 배역을 따냈다(어린 시절의 꿈을 이룬 걸 기념해 ‘아리아나 그란데-부테라’라는 본명을 출연 크레딧에 넣었다).
최고 인기 넘버 ‘파퓰러(Popular)’부터 무도회에서 외톨이 엘파바와 함께 춤추는 ‘댄싱 쓰루 라이프(Dancing Through Life)’, 긴 금발 머리를 쓸어 넘기는 몸짓, 깃털 같은 춤사위까지 잔망스러움과 사랑스러움의 수위를 넘나들며 완벽한 보컬을 선보였다. 지난달 미국 예능 ‘SNL’에 그가 출연한 영상이 유튜브에서 5억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을 만큼 타고난 코미디 감각을 영화에서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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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연기파 에리보, 4시간씩 초록 분장
극중 엘파바(신시아 에리보)의 동생 네사로즈 역의 마리사 보데(가운데)는 실제로도 다리가 불편했기 때문에 제작진은 모든 세트장을 휠체어 접근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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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보는 흑인 배우 사상 두 번째로 엘파바 역을 맡았다. 영국 배우 알렉시아 카딤이 2008년 뮤지컬 ‘위키드’에서 엘파바를 연기한 데 이어서다. 영화 속 엘파바가 흑인 여성 특유의 마이크로 브레이즈(얇게 땋은 머리)를 하게 된 것도 에리보의 요청에 의해서다. 촬영 때마다 얼굴을 포함해 전신 초록 분장에만 4시간이 걸렸다.
에리보는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나는 와이어 액션과 동시에 즉석 피아노 반주에 맞춰 노래까지 해야 했다. 이를 위해 러닝머신으로 뛰면서 노래하는 훈련을 병행했다. 왕자 피예로 역의 조나단 베일리(넷플릭스 시리즈 '브리저튼')는 에리보가 노래를 시작하면 세트장의 나무에 둥지 튼 새들도 함께 노래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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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어떻게 적을 악으로 만드는가
영화 '위키드'는 올해 파트1이 개봉한 뒤 내년 이맘때 파트2로 완결된다.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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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어떻게 적을 악으로 만드는가 라는 원작의 주제에 더해 엘파바가 남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고, 글린다가 존경하는 마법사 마담 모리블(양쯔충)에게 인정받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등 성장기의 고민도 공감 가게 그렸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2018) ‘스텝업 3D’(2010) 등을 만든 존 추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노래를 연습하며 서로 집을 오갈 만큼 가까워진 그란데와 에리보는 각자의 삶을 캐릭터에 투영하느라 촬영 현장이 수시로 눈물 바다가 됐다고 한다.
영국 동부지역 노포크에 900만 송이 튤립을 심고, 58t 무게의 정교한 기차 장치를 동원한 미술도 호화롭다. 네사로즈 역의 배우 마리사 보데가 극중 설정처럼 실제 휠체어를 타는 배우이기 때문에 모든 세트장을 휠체어 접근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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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판 디테일 빛나고, 더빙판은 감정 와닿아
‘위키드’ 뮤지컬은 국내에선 2012년 오리지널팀 내한 공연에 더해 2013년 한국어 라이선스 초연, 2016년 재연, 2021년 삼연을 올렸다. 영화 더빙판에선 당시 무대에 올랐던 뮤지컬 배우 박혜나(엘파바), 정선아(글린다), 고은성(피예로) 등이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극중 글린다를 좋아하는 대학생 보크 역과 내레이터 역은 크로스오버 보컬그룹 ‘리베란테’의 정승원, 진원이 각각 맡았다.
더빙판은 영어 대사의 디테일을 다소 단순화해 표현했지만, 캐릭터의 감성이 더 직관적으로 와 닿는다는 게 장점이다. 일반 2D 포맷 외에 아이맥스‧스크린X‧4D‧돌비 시네마 등 특수관에서도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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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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