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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시안] 의대 증원 정책 추진으로 지난 2월 말부터 시작된 의료공백에 대응한 비상진료체계가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비상진료체계 유지를 위해 매달 건강보험 재정에서 2000억원 규모를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건강보험 재정에서 지원한 재정부담만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정부가 설익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국민이 낸 건강보험 재정을 과도하게 투입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은 국민의 의료비 부담 절감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급여 혜택, 국민 건강 회복 및 유지와 간병비 급여화 등 국민을 위한 보장성 정책에 투입해야 할 의료안전망 재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정책 추진 혼선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건강보험 재정을 소모하면서 재정 건전성을 흔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윤 정부는 앞서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으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보장성 축소를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 정책 실패로 인해 발생한 보건의료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를 쌈짓돈처첨 활용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윤석열 정부가 올해 건강보험 국고지원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일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에 따르면 2024년도 정부가 건강보험공단에 지급해야 하는 건강보험 국고지원금은 총 12조 1,658억원으로, 11월 현재 교부액은 총 5회에 걸쳐 4조 500억원이다. 교부액은 지급해야할 총 지원금의 33% 정도 수준으로, 미지급된 국고지원금이 총금액의 67%인 8조 1,158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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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부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연말까지 미지급 금액을 모두 교부한다는 계획이지만 긴축재정과 부자감세로 정부의 재정적자가 심각한 상황에 지원금 전액이 지급될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건강보험노조는 "올해도 제대로 국고지원을 교부하지 않고 있고 한술 더 떠 정부는 '2025년 예산(안)'에 건강보험 정부지원금을 법정지원금 비율 14%인 12조 2,590억원을 지원하는 게 아닌 12.1% 수준인 10조 6,211억원을 편성해 2025년도 예산에 1조 6,379억원을 과소 편성했다"며 "그동안 2015년부터 올해까지 건강보험 정부지원금 미달금액은 10년간 18조 4,753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윤정부가 '의료개혁'이란 명분으로 보험료를 내는 국민의 동의 없이 건강보험 재정을 의료대란 사태 수습 비용으로 쌈짓돈처럼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건강보험노조는 "국민이 낸 건보료의 막대한 금액이 투입됐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이 사태의 책임 당사자인 정부는 건강보험 국고지원을 이행하지 않은 채 의료보장의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정부가 아닌 국민들에게 각자도생을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정부는 2024년 미지급된 8조 1,158억원의 건강보험 국고지원금을 조속히 지급할 것"을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도 오늘(20일) 성명을 내고 정부를 향해 건강보험 정부지원금 미지급금 지급을 촉구하고 나섰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가 법으로 규정된 2024년 건강보험 정부지원금(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4% 상당액)을 미지급하고 있다"며 "의료개혁과 한국 의료체계의 근간이 되는 건강보험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태도는 스스로 앞세웠던 주장과 끊임없이 어긋나며, 그 의도와 방향성에 강한 의구심을 품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면서 정작 건강보험 재정위기와 왜곡된 의료전달체계의 주요 원인인 실손보험 및 진료비 지불제도 개선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의 실행방안에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와 함께 지역·필수·공공의료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료개혁 방향성을 올곧게 바로 세워내는 가운데 정부의 보건의료 예산은 보다 확충돼야 한다"며 "나아가 2023년 노동시민사회의 투쟁으로 연장된 건강보험 지원 연장은 항구적 지원으로 법개정이 완수해야 하며, 그에 앞서 정부는 지체없이 지금 당장 미지급된 2024년 건강보험 정부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한편 국회에서도 정부가 의료공백 사태 해결을 위해 과도한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을 우려하는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펴낸 '2025년도 예산안 12대 분야별 재원 배분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의료공백 사태 해결을 위해 과도한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할 경우 국민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건보재정 대신 국가 재정 투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회예산처는 "정부는 의료공백 사태 대응 및 의료개혁 과제 추진 시 건강보험 재정을 과도하게 투입하기보다는 국회의 예산 심의과정을 거친 후 국가재정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의료공백 대응 및 의료개혁 추진에 지금까지 투입됐거나 투입 예정인 건강보험 재정에 대해 정부 및 유관기관 차원의 보전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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