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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이철 기자 = 고객의 개인정보를 사실상 무제한으로 수집할 수 있고 위법 사항 발생 시 본인들의 책임을 회피하도록 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의 불공정 조항이 시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알리·테무가 사용하는 이용약관을 심사해 총 13개 유형, 47개 불공정 약관을 시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우선 알리·테무는 이용약관에서 통신판매중개업자 및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서의 책임을 배제했다.

이용자가 위법행위를 하거나 약관을 위반해 플랫폼이 조치하는 경우 자신들의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을 뒀다. 플랫폼의 손해배상범위를 제한하는 조항도 있었다.

알리·테무는 고의·(중)과실 범위 내에서 책임을 부담하며 한국 민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인정되는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약관을 시정했다. 특히 소비자와 판매자 간 분쟁 발생 시 연락할 수 있는 경로를 명시하고, 분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용호 공정위 약관거래특수과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실로 여러 조항에서 알리·테무가 그 어떤 책임도 부담하지 않겠다고 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었다"며 "해당 조항은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광범위하게 배제하고, 손해배상범위를 포괄적으로 제한하고 있어 무효"라고 설명했다.

알리·테무 불공정 약관 유형(공정거래위원회 제공). 2024.11.2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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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테무는 또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사실상 제한 없이 수집할 수 있도록 약관을 정했다. 이용자 콘텐츠를 알리·테무를 비롯해 그 계열사 등이 전방위적으로 사용하고 이용자의 권리를 포기하도록 만드는 조항도 있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사업자는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아 수집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또 수집한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제공받는 자, 제공하는 항목 및 이용 기간 등을 정보주체에게 구체적으로 알려야 한다.

신 과장은 "해당 조항은 사업자가 매우 광범위하게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하거나, 이용 기간 등을 명시하지 않고 개인정보를 제3자와 공유할 수 있다고 했다"며 "이용자가 자신의 콘텐츠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포기하고 알리·테무에 영구적인 사용권을 부여하도록 규정해 이용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약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알리·테무는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항목을 구체적으로 한정하고, 이용자가 자기 의사에 따라 자신이 제공한 콘텐츠를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명시하도록 약관을 시정했다.

아울러 알리·테무는 약관에서 이용자와의 분쟁에 대한 전속관할을 각각 홍콩 법원, 싱가포르 법원으로 정했다.

해당 조항은 분쟁의 배타적 관할권을 외국 법원에 부여해 국내 소비자의 소 제기 또는 응소에 불편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양사는 대한민국 소비자와의 관계에서 준거법을 한국법으로 함과 동시에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한국 민사소송법에 따르도록 약관을 시정했다.

이외에 알리·테무는 △사전 통지 없이 계정 해지 가능 조항 △웹 사이트 접속을 약관 변경에 동의하는 의사표시로 한 조항 △사전 통지 없이 서비스를 변경하거나 중단할 수 있도록 한 조항 △이용자 정보 공개 과정에서 손해 발생 시 소송 제기를 금지하는 조항 △재판을 받을 권리를 포기하고 중재를 강제하는 조항 등도 수정했다.

신 과장은 "알리·테무는 이 사건 심사 전까지만 해도 한국어 약관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심사 과정에서 비로소 한국어 약관을 게재하기 시작했고, 국내 소비자에게 친숙하지 않은 용어들을 심사 과정에서 국내 소비자에게 친숙한 용어로 바꿨다"고 지적했다.

이어 "알리는 이번주 중 약관을 시정하기로 했다"며 "테무는 약관 관리를 한국 법인이 아닌 싱가포르 법인에서 하고 있는데, 다음달 초 정도 되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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