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돈만 내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결제한 액수만큼 의료용 마약류인 프로포폴을 무제한 투약해주는 방식으로 7개월간 프로포폴을 불법판매・투약한 의원급 의료기관과 의료인, 중독자 등이 무더기로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놀랍게도 이 의원에는 중독자들을 관리하고 통제할 목적으로 폭력조직원까지 상주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조해 프로포폴 불법유통을 집중수사한 결과 2023년 11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총 417회에 걸쳐 약 14.6억원 상당의 프로포폴 등을 불법판매・투약한 A의원을 적발하고, 의사·사무장·상담실장 등 6명과 중독자 1명을 각각 구속기소하고 24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적발된 A의원은 프로포폴 오・남용 의료기관 출신인 상담실장, 간호조무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건 당국의 의료용 마약류 감시를 피하고자 의사, 사무장, 의료기관 개설자가 가담하고, 현장 자금관리책으로 폭력조직원까지 합세해 불과 7개월만에 14.6억원상당의 프로포폴 등을 불법판매했다.
이미지 출처: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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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사실은 A의원이 의료목적으로 위장하지도 않고, 수면 환각 목적으로 프로포폴 판매에 나섰다는 점이다. A의원은 내부를 '피부관리실'처럼 꾸민 다음 여기에 프로포폴 등 투약에 필요한 침대, 냉장고(프로포폴등보관), 주사기 등 각종 정맥주사 투약장비, 금고 등을 구비해 놓았다.
범행총책으로 자금조달, 병원 및 의사 등을 섭외한 H는 초기 자금을 조달하면서 프로포폴 중독자들에게 전문적으로 프로포폴을 불법판매하는 범행을 모의하고, 이를 위해 프로포폴 오・남용으로 유명한 다른 의원에서 퇴직한 상담실장 D가 보유한 프로포폴 중독자 명단으로 불법판매 대상자를 모집하는 영업을 했다.
프로포폴 오・남용으로 유명한 다른 의원에서 퇴직한 간호조무사 G와 F를 영입한 후 이들을 통해 중독자들에게 프로포폴을 투약했다.
A의원에서는 중독자들을 관리 통제할 폭력조직원이 자금관리책으로 상주했고, 프로포폴 불법판매 투약이 가능하도록, 의사A가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NIMS)에 적법한 의료목적의 처방 투약인 것처럼 허위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A의원에서는 수면 환각 목적의 프로포폴 투약을 요구하는 프로포폴 중독자들에게 금액에 따라 무제한적으로 투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최대 결제한 프로포폴 투약 대금은 1,860만 원에 달했고, 최대 투약 시간은 무려 10시간 24분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중독자 요청에 따라 병원 문을 열고 심야 시간에도 6시간 20분 간 투약했다.
게다가 의사 A가 아닌 프로포폴 중독자들의 결제 액수에 따라 상담실장 D가 투약량을 정하고 간호조무사 F 및 G가 의사의 관리감독없이 '피부관리실'에서 투약까지 한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A의원에서는 범행을 은폐하고자 프로포폴 등을 투약하지 않은 260명에게 총 873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처방한 것처럼 식약처에 허위보고한 사실도 규명했다.
A의원 피부관리실 내 냉장고에 보관 중인 프로포폴 및 에토미데이트 등. 사진 출처: 서울중앙지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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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정신성의약품 미지정으로 NIMS 취급보고 의무가 없고 효능은 프로포폴과 유사한 전신마취제인 '에토미데이트'를 다른 마취제 등과 섞어 마치 프로포폴인 것처럼 중독자들에게 판매투약한 정확도 포착됐다.
적발된 중독자 24명 중에서 4명은 2023년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수면 등 목적으로 총 20~50회에 걸쳐 약 1억 3,000만원에서 약 2억원 상당에 이르는 프로포폴과 프로포폴로 인식한 에토미데이트를 구매한 후 투약했다.
나머지 20명은 같은 기간 동안 각각 수면 등 목적으로 총 1~35회에 걸쳐 약 180만원에서 약 8,000만원 상당에 이르는 프로포폴과 프로포폴로 인식한 에토미데이트를 매수해 투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현재 의료용 마약류의 종류별 오남용 형태, 유통시장 특성, 수사사례 및 연구결과 등을 DB화 중이며, 대규모 증거 분석용 AI 프로그램 도입을 추진 중"이라며 "수사 중 확인된 에토미데이트의 의존성 등을 토대로마약류 지정을 적극 건의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식약처와 공조해 의료용 마약류의 불법유통에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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