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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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허위사실공표죄를 삭제하고 당선무효 벌금기준을 1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높이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중형을 선고받은 시점과 맞물려 파장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방탄’ 입법으로 규정했고, 민주당은 이 대표 재판과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보면 박희승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 하루 전인 지난 14일과 선고 당일인 15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했다.

지난 14일 박 의원 등 13명의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와 후보자비방죄를 삭제하는 안이다. 이들은 “선거과정에서 허위사실공표죄나 후보자비방죄를 근거로 고소·고발이 남발되고 악용하는 사례도 많다”며 “(이를) 삭제하더라도 형법 등에 의해 얼마든지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처벌할 수 있다”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허위사실공표죄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적용된 혐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는 지난 15일 1심 선고에서 이 대표의 혐의 일부가 인정된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대표 1심 선고 당일 박 의원 등 15명의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또다른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선거권 및 피선거권 결격사유, 당선무효의 기준이 되는 선거범죄 벌금형의 금액을 1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안 등을 담고 있다. 이들은 “벌금형 금액을 현실화하고, 현행법의 벌금형 금액을 전반적으로 정비하려는 것”이라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두 건의 공직선거법 개정안 발의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들 대부분은 친이재명(친명)계로 분류된다.

민주당은 이 대표를 위한 법안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선거법이 불합리한 부분이 많이 있기 때문에 21대 국회에서도 (개정안이) 많이 제출이 됐었고, 당연히 22대 국회에서도 제출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를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당연하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판결 결과를 민주당이 국회 힘으로 바꿔보겠다는 발상”이라며 비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법안이 통과되면) 이 대표의 징역형 집행유예가 난 그 범죄(허위사실공표죄)는 아예 면소 판결로 사라지게 된다”며 “그게 이 법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당선 무효 기준을 높이는 안을 두고는 “징역형이 선고될 거란 걸 몰랐겠지만 아예 기준을 낮춰서 이재명 대표의 선거권 박탈을 막아보겠다는 아부성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혁 수석최고위원도 “개정 논의만 있어도 법원에서는 이를 유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이재명 대표를 위한 꼼수법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절대 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이 야당 대표의 죄를 없애거나 형을 낮추기 위해 법을 개정하는 건 명백한 입법권의 남용”이라고 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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