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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기고]세계로 나가는 K디지털정부, 운영감리로 뒷받침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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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김두연 DX교육데이터협회장


한국은 1967년 4월에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에 진공관식 컴퓨터 IBM 1401을 도입한 이래 공공 분야, 특히 정부에서 전산화 정보화를 선도해 왔다. 민간에서도 정부가 뚫어놓은 길을 따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지속해 반도체 세계 최강국을 비롯한 정보화 분야 세계 최강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정보화가 급속도로 추진돼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문제점도 누적됐다.

공공부문에서 감리제도까지 도입하면서 정보시스템의 안전성과 효율성 확보와 품질향상에 노력해 왔음에도 최근 행정전산망의 대규모 먹통사태가 연달아 발생해 국민생활의 불편과 사회적 파장은 물론 국가의 위신까지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재앙적 사태의 원인 중 주목해야 할 것은 운영감리에 대해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아 절름발이 감리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우리의 정책 현실이다.

2010년 5월 5일 전자정부법 시행령 전부개정시 추가된 제71조제1항에서는 '정보시스템 구축사업으로서 사업비가 5억원 이상인 경우'라고 해 구축 만을 감리 대상로 규정함으로써 운영감리는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에서 정보시스템 구축·운영예산 책정시 운영감리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

실제 정보시스템 구축·운영에 투입되는 예산규모를 보면 2024년 기준 정보화 예산 4조3000만원 중 시스템 운영에 해당하는 유지 보수비용이 3조원으로서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이 부분에 대한 운영감리는 전혀 실시되지 않고 있다.

통상적으로 정보시스템은 구축 후 5년 이상 기간 동안 운영되고 운영기간이 지나면 재구축을 하게된다. 재구축에 들어가기 전에 유지보수 차원에서도 많은 시스템의 보강과 변경이 이뤄지게 된다. 그럼에도 정보시스템 운영단계에는 감리가 배제돼 기술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감리에 커다란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시스템 구축과정에서 아무리 감리가 잘 이뤄져도 운영감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구축감리 자체도 무의미하다.

운영감리 미실시의 가장 큰 이유는 예산문제다. 실제 운영감리 패스로 인한 예산절약 효과는 정보시스템 장애로 인한 유무형의 손실과 복구비용 등을 감안할 때 새발의 피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운영감리 도입으로 얻어지는 부수적 예산 절감효과가 휠씬 크다.

운영감리를 실시할 경우에 현재 발주처와 유지보수업체 입장에서 실시하는 정보시스템 운영·개선이 기술적으로 완성도를 높일 수 있고 그 결과 정보시스템 마비 등으로 빚어지는 막대한 재산적 피해(마비된 시스템의 복구비용과 서비스 중단에 따른 경제적 손실비용 등)를 방지할 수 있어 운영감리 소요비용의 경제적 가치는 충분하고도 남는다.

운영감리는 운영·유지보수업체에게도 유리하다는 점을 간과하기 쉽다. 운영감리는 운영·유지보수과정에서 오류로 인한 장애 발생 가능성을 방지하고, 장애 발생에 따른 법적 대응에서도 감리결과와 조치내용을 제시해 유리한 상황을 조성할 수 있다. 이러한 요소는 전반적으로 운영·유지보수업체에게 비용절감 등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우리나라 감리제도의 수준은 세계적이고 각종 공적개발원조(ODA)사업에서 정보화 수출이 크게 늘어남에 있어서도 감리가 사업성과를 담보한다. 일부 수원국에서는 우리나라 감리제도를 도입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이번에 발주된 '키르기스스탄 디지털 전환을 위한 국가 정보화 역량 강화 사업 PMC 용역'에서 감리교육 등 감리제도 도입을 포함시킨 것도 그 일례다.

그러나 우리는 내부적으로도 운영감리를 도외시한 반쪽짜리 감리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수원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국내는 물론 수원국에서도 전산망 장애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운영감리를 실시할 때 우리는 이러한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우리 나라 정보화 수준에 대한 국제적 신뢰 내지 명망도 더욱 높아질 것이다.

김두연 DX교육데이터협회장 kimdoo2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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