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등 중동 무장 단체들과 전쟁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 ‘반인도적 범죄 및 전쟁 범죄’ 혐의로 체포 영장을 21일 발부했다. 2002년 ICC가 설립된 이후 이 법원이 미국 등 서방 지원을 받는 지도자에게 영장을 발부한 것은 처음이다. ICC가 체포 영장을 발부하면 124개 회원국이 네타냐후가 자국 영토에 입국할 경우 체포할 의무가 생긴다. 하지만 영장을 집행(체포)하지 않아도 ICC가 강제할 수단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ICC는 이날 네타냐후와 함께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장관에 대해서도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ICC는 이날 결정을 발표하면서 네타냐후가 “굶주림이라는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살인 등 반인도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합리적 근거가 있다. (네타냐후와 갈란트가) 또 가자지구 민간인에게 식량·물·의료품·연료·전기를 의도적이고 고의적으로 박탈했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ICC의 결정을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악의에 찬 ICC의 터무니없는 결정은 정의를 웃음거리로 만들었다”고 X에 썼다. 네타냐후는 앞서 ICC 검사가 체포영장을 신청했을 때 “현실을 왜곡한 터무니없는 거짓”이라고 비난했었다. ICC는 아울러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해 민간인을 살해함으로써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촉발한 하마스의 지도자 모하메드 데이프에 대해서도 이날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데이프는 지난 7월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알려졌지만, 하마스는 이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ICC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해서도 지난해 3월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아동을 불법적으로 이주시킨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는 등의 혐의다. 하지만 지난 9월 푸틴이 ICC 회원국인 몽골을 아무런 제약 없이 방문하면서 ICC 무용론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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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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