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주체별 최근 4년 국내증시 수급현황/그래픽=윤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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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식투자 수익률은 한국시장에서 일찍 탈출한 순서대로 높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내증시 투자심리가 좋지 않다. 외국인이 셀 코리아(한국주식 매도)에 나섰고 해외주식과 가상자산 투자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이 매도에 가세하며 수급기반이 흔들렸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실제 시장하락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증시저평가) 해소를 위해 밸류업(기업가치제고)프로그램을 도입한 올해 국내증시에서 개인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가 각각 2조1107억원, 7조8991억원어치 사들이는 동안 기관투자자는 홀로 7조1246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뿐 아니다. 최근 수년간 증시 호황이나 불황을 가리지않고 기관투자자는 국내증시에서 지속적으로 매도 포지션을 취해왔다. 기관투자자의 최근 4년간 코스피 순매도액은 △2021년 60조7750억원 △2022년 14조6988억원 △2024년 상반기 6조5136억원이다. 2023년은 순매수였으나 금액이 210억원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 순매수 금액은 △2021년 108조7919억원 △2022년 26조6070억원 △2023년 -28조7188억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투자자는 △2021년 -47조5256억원 △2022년 -13조3416억원 △2023년 26조6957억원 등이었다.
기관투자자가 가장 큰 매도세를 보였던 2021년은 코스피 상장사들이 190조원이라는 역대급 순이익을 거둔 해였다. 당시 국내증시에서는 코스피가 35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지만, 기관투자자의 매도세에 실현되지 못했다.
코스닥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의 매물압박은 더 심각하다. 순매도 금액이 △2021년 9조9594억원 △2022년 4조328억원 △2023년 5조9695억원 △2024년 상반기 5조2612억원 등이었고 이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이 떠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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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ELS터진 항셍지수보다 못한 국장, 제1기관투자자 국민연금 떠나는데 박스피 탈출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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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주요지수 수익률/그래픽=윤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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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조원이 넘는 자금을 운용해 제1의 기관투자자로 불리는 국민연금은 이런 경향이 더욱 짙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가장 큰 부담은 국민연금의 매도물량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민연금의 2019년 해외주식투자액수는 166조5280억원이었지만 지난 8월말 389조5530억원으로 2배 넘게 늘었다. 반면 국내주식투자비중은 올해 15.4%에서 2029년 13%까지 줄일 계획이다.
국민연금이 국내주요 상장사들의 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매도세가 이어질 경우 국내증시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통상적으로 대주주가 자기주식을 파는 행위는 시장참여자에게 악재로 여겨지는 탓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 수익률은 -3.5%(지난 8일 기준)로 전세계 주요국 중에서 저조했다. 연초 지수가 급락해 ELS(주가연계증권) 사태가 터졌던 항셍지수의 같은기간 수익률은 21.6%에 달했다. 대만가권(31.4%), 나스닥(28.5%), 니케이225(18%), 상해종합(16%), 독일DAX(14.7%) 등으로 코스피 수익률보다 저조한 국가는 전쟁이 발발한 러시아RTS(-18.7%) 정도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수익률이 좋지않아 국내주식 비중을 줄인다고 하지만 시장에서 맡고 있는 역할과 책임론이 항상 거론된다"며 "기관투자자의 대표격인 국민연금 수급변화 없이 박스피 탈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수익률 제고를 위한 방향으로 투자비중을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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