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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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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신탁사 '책임 준공'에 쓰러질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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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1785억원 등 총 14개사 3Q 기준 2281억원 순손실
호황기때 사업 ↑, 침체기 되자 건설사 타격에 연쇄 부실
금융위, 무궁화에 경영개선 조치 "업계 구조조정 불가피"

머니투데이

국내 부동산신탁사 3분기 기준 경영실적/그래픽=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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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센터와 지식산업센터 같은 수익형 부동산 시장침체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국내 부동산 신탁사들의 부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한창 부동산 시장이 호황일 때 늘려놨던 '책임준공 관리형(책준형) 토지신탁' 사업이 발목을 잡는 상황이다. 부실 사업장 청산을 시작으로 부동산신탁업계의 구조조정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25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부동산신탁사 14개사는 2281억원의 순손실을 입었다. 지난해 말 2300억원을 웃도는 순이익을 거뒀던 것과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금융계열사인 신한자산신탁(-1785억원)과 교보자산신탁(-1376억원), KB부동산신탁(-861억원)과 비금융사인 무궁화신탁(-165억원) 등의 경영악화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말까지도 부동산신탁사들은 막대한 이익을 취했다. 1000억원이 훌쩍 넘는 순손실을 입은 신한자산신탁도 500억원 넘게 이익을 냈다. 부동산신탁사의 급격한 재무건전성 악화는 2017~2020년 이후 시장 활황기 때 책준형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던 게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책준형 사업은 신탁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약정해 주고 필요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건설사가 자금난 등으로 공사를 끝내지 못하면 신탁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 구조다.

부동산 활황기에는 공사가 중단되는 일이 거의 없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고금리와 미분양 등으로 건설사들이 흔들리는 여파가 부동산신탁업계로 번지는 모양새다. 앞서 경기가 좋을 때 물류센터,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은 상당수가 이 같은 방식으로 지어졌다.

부동산 신탁사들의 부실도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금융당국은 국내 6위 부동산신탁사인 무궁화신탁에 경영개선조치를 검토 중이다. 이르면 이번 주중 금융위원회는 '적기시정조치'를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적기시정조치는 자산 건전성이나 자본 적정성 지표가 기준치에 못 미치는 금융회사에 금융위가 내리는 경영 개선 요구다. 금융사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150% 미만이면 금융위는 경영개선권고를 내린다. 무궁화신탁의 올해 3분기 말 NCR은 12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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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며 올해 1분기건설업 폐업 건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30% 이상 늘었다. 지방 소규모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폐업이 증가하는 추세며, 신규 등록까지 줄었다. 또한 공사비 상승에 따른 원가 비용 증가, 미분양 발생 등의 이유로 주요 건설사들의 1분기 현금흐름 적자 폭 또한 늘어나고 있어 건설업 전반의 불황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사진은 22일 서울 시내의 한 공사현장. 2024.5.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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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부실이 커지는 것은 부동산신탁사들도 마찬가지다. 금투협에 따르면 14개 부동산신탁사의 고정이하자산은 총 3조929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680억원) 대비 약 100%(1조9611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신탁사 보유 자산은 채무상황능력 등을 고려해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구분된다. 고정이하자산은 총자산 가운데 부실로 분류할 수 있는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이 차지하는 규모다.

국내 대형신탁사 관계자는 "최근 5년 새 급증했던 책준형 사업장은 다 망가졌는데, 아직 손실 규모는 다 가늠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내년 이후까지 부실사업장 청산이나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관련업계에서는 신탁의 자산 중 최종 손실로 이어지는 규모가 1조3000억원~2조2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NICE신용평가는 부동산신탁업 14개사 중 등급을 보유 중인 8개사의 신탁계정대는 올해 상반기 3조6000억원에서 내년 6월에는 3조8000억원으로, 최대 5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비금융계열 신탁사 팀장은 "책준형 사업으로 발목이 잡힌 신탁사들은 정비사업 등 다른 부문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어려운 상태"라며 "부실 사업장 청산 과정에서 신탁업계 구조조정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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