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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치지직…여기는 애슈타 행성" 평화롭던 저녁 깬 '외계 방송'…영국 흔들었다[뉴스속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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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슈타 전파 납치 사건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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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쉬타를 신격화한 이미지/사진=해외 유튜브, 언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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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11월26일 오후 5시26분, 영국의 한 지방방송 전파를 타고 의문의 메시지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화면은 뉴스 속 아나운서의 모습 그대로였지만, 음성만 변조된 채였다. 자신을 애슈타(Ashtar) 은하 사령부의 대변인 브릴론(Vrillon)이라고 밝힌 음성은 6분간 인류를 향한 메시지를 낭독했다.

메시지를 내보낸 방송사에 문의 메시지가 폭주했고, 방송사는 이를 추적조사했지만 약 5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누가, 어디서 메시지를 보냈는지 알아내지 못했다.

바로 애슈타 전파납치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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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슈타 전파 납치 사건이 발생한 영국 ITN TV 화면. 사진은 재연한 것/사진=해외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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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던 저녁, '지지직'…뉴스에서 낯선 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애슈타 전파 납치 사건이 발생한 그날 영국 남부 지역 주민들은 지역 방송인 ITN이 공급하던 생방송 저녁 뉴스를 시청하고 있었다.

뉴스를 전달하던 것은 아나운서 이보르 밀스. 정상적으로 진행되던 저녁 뉴스는 별안간 지지직거리더니 정체불명의 남성 목소리로 바뀌었다. 낯선 기계 음성이 전한 메시지는 6분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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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전하던 아나운서 이보르 밀스/사진=해외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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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애슈타 은하 사령부 대변인 브릴론은 인류에게 '병기와 악의에 찬 지도자들을 경계하라'는 주의를 남겼다. 인류의 안녕과 평화도 빌었다. 그리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당시는 전파 납치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시기였다. 방송국에는 기이한 방송 사고에 대해 묻는 문의 전화가 폭주했다. 정작 방송국은 자신들의 뉴스 생방송 중 전파가 하이재킹된 줄도 모르고 있었다.

이 사건은 금세 화제가 돼 영국 전역으로 확산됐고, 해외에도 빠르게 퍼졌다. 파장은 어마어마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애쉬타'를 신격화하는 신흥 종교 세력이 출연했다. 한국에도 극소수자의 신자가 나타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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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쉬타 행성의 대변인이 전달한 메시지를 재연/사진=해외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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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슈타' 행성의 대변인이라는 브릴론이 전달한 메시지를 요약하면 이렇다. 그는 우주에서 지켜본 지구와 그 안에 사는 인류의 운명, 세상의 운명에 대해 경고하면서 재앙을 피할 방법을 알려줬다.

그는 당신의 통치자들이 판단을 흐리게 하는 악의 힘에 지배될 수 있다면서 악의 무기를 제거할 것을 종용했다. 대표적으로 언급한 악의 무기는 핵 에너지를 사용하는 원자폭탄이다. 원자폭탄은 지구 뿐 아니라 주변 행성까지 파괴하고, 어떤 경우에도 평화적으로 사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외계인은 핵 무기를 포기하면 인류는 가장 높은 단계의 진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구와 조화롭게 살아달라고 당부했다.


'외계인' 음성 사건의 진범은 누구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는 듯했다. 그러나 후대에 이르러 전파 납치가 당대의 기술로도 충분히 가능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이 사건은 일종의 '사기극'으로 규정되기 시작했다.

특히 영상 속에 목소리로 출연한 외계인이 영국 남부 사투리가 구수하게 섞인 억양의 영어를 구사한데다, 영국 속어까지 사용했다. 또 하이재킹했던 방송사가 영국 남부 지역의 소규모 방송사라는 점에서 외계인이 아니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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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 나온 조지 반 타셀의 모습/사진=M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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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사건은 왜, 누가 이 같은 일을 벌였는지에 초점이 모아지기 시작했다. 여기서 주목받은 남자가 '조지 반 타셀'이다. 그는 UFO 신봉자였다. 사건이 발생하기 전 그는 모하비 사막 바위에서 명상하다가 '애쉬타' 행성의 외계인과 소통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애슈타 전파 납치 사건이 조지 반 타셀과, 그의 추종자들이 음성을 변조해 자작극을 벌인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조지 반 타셀은 이를 적극 부인했고, 증거 역시 발견되지 않았다.

유력한 용의자였던 그가 사망한 이후 결국 사건은 온전한 미궁 속으로 빠졌다.


외계인을 신격화한 종교는 남았다

그러나 반 타셀을 필두로 한 외계인을 모시는 종교는 아직 남아있다.

그는 애슈타를 우주에서 온 예수 그리스도로 묘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외계인들이 핵을 무력화시키고 지구에서 치명적일 수 있는 3차 대전, 환경 오염을 막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직도 유튜브에 검색해보면 애슈타와 대변인을 신격화한 이미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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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톨로지 행사에서 간증을 하고 있는 톰 크루즈/사진=해외 데일리 스타 캡처


이 사이비 종교는 최근에도 활발히 활동 중인 '사이언톨로지'와 비슷하다는 분석들이 외신에서 잇따른다.

사이언톨로지는 1954년, 라파예트 로널드 허버드가 창시한 사이비 종교다. 사이언톨로지 신자들은 인간이 당초 외계 존재로, 인간의 몸에 갇혔다고 믿는다. 따라서 수많은 다른 행성에서 전생을 살았다고 믿는다. 사이언톨로지를 믿는 할리우드 대표 인사는 배우 톰 크루즈와 존 트라볼타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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