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도깨비' 속 김고은이 누운 움직이는 모션베드, 국내서 다시 판매 시동
TV보기 편하게 세워주고...지친 다리 심장 위로 올려주기도
코골이 소리에 고개 들고, 알람 연동까지...해외는 이미 13조 시장
단순히 상체를 일으켜 세워주는 침대가 아니었다. 국내에서는 '병실침대'라는 선입견이 강하지만 정식 출시 전 선공개 된 씰리(Sealy)의 모션베드 신제품 '모션플렉스'는 침대 과학의 정점에 있다고 평가할만한 제품이었다. 상체를 일으켜줄 뿐만 아니라 TV를 보기 가장 편한 각도로 맞춰주고, 지친 다리를 심장보다 높은 위치에서 쉴 수 있도록 들어줬다. 앱과 연동하면 알람시간에 일으켜 세워도 줬다.
병실 침대들처럼 손으로 구동할 필요 없이 리모컨이나 앱의 버튼만 누르면 됐다. 사용자가 놀라지 않도록 침대는 매우 천천히 움직인다. 다리를 들어올리는 무중력 모드로 전환하는 데 약 30초가 걸렸다. '위이잉' 모터 소리도 들리지 않아 조용했다. 침대 아래에 손을 집어넣으니 움직임을 멈췄다. 혹여나 유아나 반려견이 침대에 낄까 센서를 뒀기 때문이었다.
해외에서 이런 모션베드는 이미 불티나게 팔리는 제품이다. 국내에서 존재감은 아직 약하지만 기존의 침대로는 상상할 수 없는 여러 기능들을 갖춘 제품이라 소비 경험이 쌓이면 외국처럼 '대세'가 될 잠재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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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안오네'...요람처럼 흔들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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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션베드 글로벌 시장 규모 - 복사본/그래픽=이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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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침대시장 1위인 템퍼씰리인터내셔널(TSI)의 자체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모션베드 시장의 규모는 약 13조원(9억7000만 달러)이었다. 전체 매트리스 판매의 약 20%였다. 선진국일수록 모션베드의 인기가 컸다. 미국의 경우 템퍼씰리가 판매한 매트리스의 48%가 모션베드였다. 호주도 판매의 25%가 모션베드다.
모션베드는 '움직이는 침대'를 말한다. 흔히 몸을 가누기 어려운 환자들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병실에서 많이 썼다. 하지만 10년 전쯤부터 잠(Sleep)에 기술(Tech)을 접목하는 '슬립테크'가 인기를 끌어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들이 하나둘 출시됐다. 국내에서도 2017년 드라마 '도깨비'에 국산 모션베드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아직 국내에 판매되는 모션베드가 많지는 않다. 퍼시스그룹의 슬로우베드(Slou Bed)와 템퍼(Tempur) 외에는 아직 제품을 찾기 힘들다. 두 회사의 제품 모두 등받이나 다리 부분을 움직일 수 있고, 템퍼 제품의 경우 센서가 미세한 진동을 감지해 사용자가 코를 골면 기도도 확보해주거나 약·중·강 3단계의 진동 마사지도 해준다.
슬로우베드 제품은 독립스프링이라 침대 옆자리에 누가 누워도 흔들리지 않고, 템퍼 제품은 메모리폼이라 온몸을 감싸며 푹신하다. 이번에 씰리가 출시하는 제품은 연결스프링이다. 지지력이 독립스프링보다 강하다. 스프링이 서로 연결돼 있어 구부리기 어렵다는 난제를 특허받은 엣지 시스템으로 해결했다. 정형외과 의사들과 개발한 포스처피딕 기술과 BPS 코일, 포스처텍 코일로 신체를 탄탄히 지지해준다.
시중의 모션베드와 일반 제품은 약 20%의 가격 차이가 있다. 씰리는 내년 중 모션베드 후속작 출시도 계획 중이다. 코골이를 소리로 감지하면 고개를 들어주고, 사용자가 잠을 이루지 못하면 요람처럼 가볍게 흔들어주는 제품으로 개발 중이다. 침대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20~30년 된 침대가 여전히 팔릴 정도로 소비 트렌드가 보수적"이라면서도 "앞으로 소비 경험이 차츰 쌓이면 모션베드가 국내에서도 널리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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