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3.21.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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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그룹 오너일가가 계열사 온라인팜의 임대차 계약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형제(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측은 모녀(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측의 "적정한 계약"이란 주장에 대해 "모녀와 라데팡스파트너스(이하 라데팡스)가 주도한 계약으로 사내 임직원도 대부분 몰랐던 사실"이라고 재반박했다.
26일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측은 관련 입장문을 내고 "(온라인팜과 예화랑 임대차계약은) "거래조건상 큰 사항은 이미 결정되고 세부만 조정했다"며 "법무법인에서 위험한 계약사항이라며 권고한 수정 제안도 무시하고 체결한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전날 한미약품은 보도자료를 통해 "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았던 지난해 한미그룹 중장기 계획을 수립, 여러 계획 중 제품 리브랜딩을 통한 매출 증대 관련 플래그십스토어 운영 사업을 추진했다"며 "예화랑은 한미그룹이 추진하고자 하는 리브랜딩 전략을 실행하면서도, 그룹 역사관 설치에 적합한 공간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임 이사 측은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가 1000억원이 투입되는 계약 전에 간 이유를 모르겠다. 새가슴 전문경영인이 이런 큰 짓을 먼저 벌이고 모녀 재가를 받는다는 건 라데팡스와 결탁한 송영숙 체제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오너 회사에서 우 대표는 나중에 실행자로 역할했을 뿐이다. 지금도 온라인팜이 해명하지 않고 한미약품이 반박에 안간힘을 쓰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곧 준공할 한미타워 바로 뒷건물인 제2한미타워에 한미박물관과 플래그십 스토어를 마련하는 것이 시너지 효과를 낼 텐데, 침체된 가로수길 뒷골목에 있는 곳으로 옮긴다니 황당하다"며 "경영난이라면서 가현문화재단을 제2한미타워 로얄층들에 입주시키고, 1000억원짜리 임대차계약이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미 로고도 안 쓰는 온라인팜이 뭐라고 이 큰 계약을 하며 박물관 등을 짓느냐"며 "상장사인 한미사이언스나 한미약품은 이사회나 감사회에 바로 걸리고, 공시 문제가 있으니 한미약품을 임차인으로 추진하다가 계약 직전 비상장사인 온라인팜에 계약을 지시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임 이사 측은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어떤 제품을 판매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약품 도매상인 온라인팜이 가두소매 판매할 수 있는 의약품외 상품의 시장은 거의 없다"며 "업종을 추가하고 회사의 색깔을 바꾸는 전략적인 큰 변화이기 때문에 비전문 경영 오너 몇 명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형제 측은 모녀 측이 임직원 몰래 외부세력인 김남규 라데팡스 대표와 라데팡스 출신인 권순기 한미약품 전무(법무팀)와 결탁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와 권 전무가 해당 계약을 처음부터 주도했고, 거래 완료까지 입직원 대부분과 온라인팜 직원도 사실을 알지 못했단 주장이다.
임 이사 측은 "3년여 전부터 '플래그십 스토어'를 준비했다면 당시 한미사이언스 대표인 임종윤 이사도 모르는 계약을 한 이유는 무엇이냐"며 "장기 임대 조건으로 다양한 안전장치·요구조건을 관철시켰다고 하는데, 예화랑과 같은 연면적(약 2000㎡)의 건물을 신사동 가로수길 중 모퉁이 위치의 좋은 입지에서 임대할 경우, 대략 보증금 16억원·월 임대료 1억5000만원 정도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 반면, 예화랑은 모퉁이도 아니고 길을 직접 접하고 있지도 않은 위치임에도 보증금 48억원·월 임대료 4억원은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사업적 목적이 있었고 맞춤형 디자인 설계가 있었다면 해당 목적과 디자인 설계 등을 즉각 명확히 공유해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아야 했다"며 "당시 비딩(계약선점 경쟁)에 참여한 입찰정보를 공개해야 하는데 사내에서 모녀와 라데팡스 외에 아는 사람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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