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빌라 밀집지.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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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반환보증 담보인정비율을 90%에서 80%로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정책이 실제 시행되면 현재 빌라 전세계약의 69%가 기존 조건으로는 전세보증에 가입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기존 전세금과 동일한 금액으로 신규 세입자를 받지 못해 타격을 입는 빌라 임대인이 늘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26일 부동산중개업체 집토스는 국토교통부 연립·다세대(빌라) 전월세 실거래가와 주택가격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이 같이 발표했다. HUG는 현재 전세가율로도 불리는 담보인정비율을 90%에서 80%로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세가율은 집값에서 전셋값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현재 전세보증금이 집값의 90% 이하 금액이고 공시가격이 140% 이하일 때만 전세보증을 가입할 수 있다.

쉽게 말해 공시가격 126%(공시가140%X전세가율90%) 이하로만 전세보증을 해준다. 만약 전세가율이 80%로 내려가면 공시가격 112%(공시가140%X전세가율80%) 이하만 전세보증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집토스는 이 경우 2023년 체결된 전국 빌라 전세 계약의 69%가 동일 조건으로 갱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내년에 전세기간 2년 만기가 도래하는 대다수 계약의 보증금 액수가 공시가격 112%를 초과한다는 것이다.

[사진출처=집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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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 나눠 보면 서울 빌라의 67.6%가 기존 전세금으로 전세보증 가입이 불가하다. 특히 빌라촌이 밀집된 강서구는 10채 중 9채가 가입 불가 될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비중은 경기 69.6%, 인천 81.6%, 부산 61.8% 수준이기도 하다.

공시가격 112% 이하로 전세보증 가입이 가능한 경우 빌라 임대인들은 기존 보증금 대비 평균 2870만원을 낮춰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하향 필요 금액은 서울시가 평균 3529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세종시가 1247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진태인 집토스 중개사업팀장은 “대부분 빌라 전세 세입자들이 전세보증 가입을 희망하고 있다. 빌라 전세가가 전세보증 가입이 가능한 금액으로 형성되는 이유”라며 “가입 요건을 또 갑자기 강화하면 보증사고를 오히려 더 많이 불러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진 팀장은 “요건이 강화되면 기존 보증금으로 들어올 세입자가 극히 적어진다”며 “다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을 지체할 위험이 커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국토교통부는 당장 전세보증 기준을 강화하진 않는다는 입장이다. 빌라시장 정상화가 주요 정책 과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 전세가율을 낮추는 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주택 유형별로 특성에 맞게 (전세가율을) 낮춰 나가야 한다는 방향성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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