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8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단지의 놀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권도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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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가 올해 합계출산율이 0.74명 내외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저고위 예상대로라면 출산율은 지난해 저점을 찍고 2015년 이후 9년만에 반등하게 된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가 크고 오르더라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어서, 출산율의 추세적 반등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저고위 “올해 합계출산율 0.74 전망…출산율 반등”
주형환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26일 열린 제8회 저출산·고령화 국제 심포지엄에서 “최근 혼인건수가 5개월 연속, 출생아 수는 2개월 연속 증가했다”며 “이러한 추세가 유지된다면 올해 합계출산율은 0.74 내외로 전망돼 출산율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한다.
이날 주 부위원장이 언급한 합계출산율 0.74는 당초 통계청 장기추계치인 0.68보다 높고, 지난해 0.72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지난달 낸 ‘2025년 NABO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합계출산율이 2023년 저점(0.72명)을 찍고 올해부터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결혼·출산 증가세…합계출산율 9년만에 반등 전망
국내 합계출산율은 2015년 1.24명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왔다. 올해 출산율이 0.74명으로 반등한다면 9년만에 오름세로 전환하게 된다.
최근 출생아 수·혼인 건수가 증가세를 보이는 점이 출산율 반등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합계출산율 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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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인구동향을 보면 지난 8월 출생아 수는 2만98명으로 전년동월대비 5.9%(1124명) 증가했다. 7월(2만601명)에 이어 두 달 연속 2만명을 웃돌았다. 8월 혼인 건수도 1만7527건으로 전년과 비교해 20.0% 늘었다. 코로나19로 지연됐던 결혼이 2022년 하반기부터 지난해까지 집중됐고, 지난해 출생아가 적었던 기저효과까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 “출산율 반등, 청년 맞춤형 저출생 대응 정책 효과”
정부는 저출생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해석한다. 유혜미 저출생대응수석은 지난달 27일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최근 출생 및 혼인 증가에는 이번 정부 들어 일·가정 양립 지원 확대와 주거, 결혼 페널티 해소 정책등 청년들이 원하는 방향의 저출생 대응 정책이 강화된 영향이 있다”며 “올해 저출생 정책을 보고 청년들이 향후 출산 시 일·가정 양립, 돌봄에 있어 보다 많은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쪽에선 한국의 ‘저출생’ 문제가 지난해 바닥을 찍고 오름세를 보일 것이란 긍정적 해석이 나온다.
석재은 한림대 교수(사회복지학)는 “결혼·출산 선택의 기로에 있는 청년 세대를 타겟팅해서 체감 효과가 날 수 있도록 정책 폭을 넓혔는데 그런 정책들이 결혼·출산 선택에 있어 넛지 효과(강요하지 않고 유연하게 선택을 유도)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며 “코로나19가 끝나고 정상화되고 있고 (저출생)정책 영향도 있어서 출산율은 가파르진 않아도 저점을 찍고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산율 상승세 유미한 수치 아냐…기저효과 제하면 여전히 마이너스”
그러나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출산율이 0.74을 보이더라도 큰 의미를 부여 할만한 상승세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센터 책임연구원은 “전망대로 출산율 0.74가 나온다고 해도 반등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수치가 너무 작다”며 “올해는 하락세가 멈췄다는 수준에서 그쳐야지 지금 수준에서 정책 효과를 끌어들이는 건 무리가 있다”고 했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최근 결혼·출산 상승세의 주요 원인은 정책 효과가 아니라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 따른 기저효과에 있다고 평가했다. 전 교수는 “최근 반등은 팬데믹으로 미뤄진 것들이 실행이 되면서 생긴 기계적인 흐름이고 수치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며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오히려 상황이 더 안 좋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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