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 용산소방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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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어두운 할머니가 대피하지 못해 집에 있는 것 같아요.”
지난 21일 밤 9시40분께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 지역의 화재 신고에 출동한 보광파출소 순찰1팀 유현동 순경은 주민들에게 이런 얘기를 들었다. 당시 화재 현장엔 화염과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불은 슬레이트 지붕까지 옮겨붙어 자칫 큰 화재로 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미 인근 주민 20여명이 대피하고 있었고, 접근은 통제된 상태였다.
유 순경은 서둘러 주민들이 가리킨 집 현관문에 귀를 대어 인기척을 살폈다. 희미한 텔레비전 소리를 듣고 할머니가 집에 있다는 걸 파악했다. 유 순경은 주먹으로 유리 현관문을 부쉈고 집 안에 있던 할머니를 건물 밖으로 부축해 구조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1층 주택 지붕에 불이 붙어 건물 전체로 화재가 번질 수 있는 상황에서 현장에 출동한 신임 순경이 불이 난 사실을 모른 채 대피하지 않고 있던 80대 할머니를 구조했다”고 26일 밝혔다.
소방차 13대가 현장에 도착하며 불길은 1시간 만에 잡혔다. 구급대 확인 결과 구조된 할머니의 건강 상태엔 이상이 없는 거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유 순경은 지난해 12월31일 임용된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은 신임 경찰관으로, 이번 화재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인명을 공로를 인정받아 경찰청장 표창이 수여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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