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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北 통화 가치 1달러당 8000원→3만2000원 ‘폭락’…또 피바람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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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009년 12월 북한이 화폐 개혁을 단행하면서 새로 발행한 화폐들 모습. 당시 5000원, 2000원, 1 000원 권의 앞면과 뒷면. 새 종이돈의 권종은 5000원, 2000원, 1 000원, 500원, 200원, 100원, 50원, 10원, 5원 짜리이고 주화는 1원, 50전, 10전, 5전, 1전 짜리로 발행됐다. [사진 = 연합뉴스]


북한의 통화 가치가 달러 대비 연초 보다 4분의 1 수준으로 대폭락했다는 일본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26일 마이니치신문은 북한의 무역 관계자들을 인용해 북한의 원·달러 환율은 올해 4월께까지 1달러가 8000원 수준이었으나 여름 무렵부터 급락해 1만6000원 수준이 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화폐 가치는 지난달 후반에 1만8000원을 돌파했고, 이어 이달 중순에는 3만원 안팎까지 대폭락했다고 덧붙였다.

북·중 무역 관계자는 11월 20일 현재 신의주에서 원·달러 환율은 1달러당 3만2000원에 달했다고 증언했다. 원화 가치는 연초에 비해 4분의 1 수준인 셈이다.

이 같은 북한 통화 가치의 폭락과 관련해 마이니치는 “김정은 정권이 추진하는 국가통제색이 강한 경제정책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과 불안이 폭락의 배경”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김정은 정권은 내부 문건에서 환율 안정 저해자와의 투쟁을 군과 치안기관에 지시하는 등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니치는 다만 11월 급락이 일시적인 것인지, 아닌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자체 입수한 10월자 치안부문 내부 문서 ‘국가의 환율 안정을 저해하는 각종 위법행위와의 투쟁에 함께 나서자’에서 김정은 정권의 통화 급락 위기감이 전해진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는 통화 폭락의 원인 중 하나로 코로나19 대책으로 3년 이상 국경을 봉쇄한 뒤 점차 무역을 재개해 나가는 과정에서 수입품 수요가 높아지면서 외화 수요도 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어 국가의 통제 범위 밖에서 물자의 생산과 유통을 엄격히 제한하는 현 김정은 정권의 경제 운영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작지 않다고 짚었다.

북한 내부에서는 ‘화폐개혁’ 소문으로 술렁이고 있다고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월 “연내 화폐 개혁이 있다”라는 말을 퍼뜨렸다가 주민이 총살형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고 북한 무역 관계자가 신문에 밝혔다.

북한은 화폐개혁에 실패한 아픔을 가지고 있다. 김정일 정권은 2009년 말 주민들이 생활을 위해 국가 통제 밖의 장사를 영위하는 ‘풀뿌리 시장경제’의 진전을 경계하고, 이를 파괴하려는 목적으로 ‘화폐 개혁’을 실시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새 화폐 발행과 동시에 옛 화폐의 대부분은 휴지조각이 됐고 시장도 주민생활도 대혼란이 빚어진 바 있다.

북한 당국은 각지에서 ‘화폐개혁은 실시하지 않는다. 유언비어를 퍼뜨려서는 안 된다’고 포고해 민심을 안정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돈을 팔고 위안화나 미국 달러로 바꾸려는 주민들의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북·중 무역 관계자는 “부정할수록 주민들은 의심을 사고 있다”고 신문에 말했다.

마이니치는 북한 주민들의 증언을 인용, “9월 이후 화학공장 등에서 의도적으로 밸브를 잠그고 폭발사고를 내는 사건이 다수 발생했다는 소문도 확산되고 있다”며 “이 같은 사건과 경제 사정의 관계는 불분명하지만 김정은 정권은 올해 4월 ‘사회안전 포고’에서 소규모 비즈니스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어, 이러한 조치에 대한 불만의 확산이 영향을 주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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