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구진, 979광년 떨어진 ‘TOI-3261b’ 발견
초근접 모항성 중력·광선 이기고 행성 형상 보존
대기 밀도 높아…우주망원경 동원 조사 예정
외계행성 ‘TOI-3261b’ 상상도. 모항성 코앞을 공전하면서도 강력한 중력과 광선을 이겨내고 기체 행성의 형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뜨거운 해왕성’은 이번에 우주 관측 역사상 4번째로 발견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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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뜨거운 해왕성’으로 불리는 희귀한 성질의 외계 행성이 지구에서 979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발견됐다. 이 행성은 지구로 따지면 태양에 해당하는 ‘모항성’ 코앞을 공전하면서도 두꺼운 대기를 보존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런 조건에 처한 행성은 모항성의 강력한 중력과 광선 때문에 대기 대부분을 잃는다. 우주과학계는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호주 서던 퀸즐랜드대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과학자들이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진은 26일(현지시간) “우주에서 이른바 ‘뜨거운 해왕성’으로 불리는 외계 행성을 발견했으며, 생성 원리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애스트로노미컬 저널’에 실렸다. 뜨거운 해왕성은 우주 관측 역사상 4번째로 발견됐다.
연구진이 찾은 외계 행성의 이름은 ‘TOI-3261b’이다. 약 65억년 전에 형성됐으며 지구에서 979광년 떨어져 있다.
TOI-3261b 질량은 지구의 30배다. 반지름은 약 2만3000㎞다. 질량은 태양계 내 해왕성(지구 17배)보다 좀 더 무겁고, 반지름(약 2만4000㎞)은 비슷하다. TOI-3261b와 해왕성 모두 딱딱한 땅 없이 기체로 이뤄져 있다. 전반적인 성질은 TOI-3261b와 태양계 내 해왕성이 비슷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두 행성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하나 있다. 온도다. 해왕성 평균 온도는 영하 214도이지만, TOI-3261b는 영상 1400도에 이른다. TOI-3261b가 뜨거운 해왕성으로 불리는 이유다.
TOI-3261b에서 이런 초고온이 나타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모항성, 즉 태양계로 따지면 태양에 해당하는 중심별 코앞에 붙어 공전하기 때문이다. TOI-3261b는 모항성 주변을 한 바퀴 도는 데 21시간밖에 안 걸린다. 수성 공전주기(88일)보다 훨씬 짧다.
이렇게 모항성에서 가까운 외계 행성에는 많은 ‘스트레스’가 생긴다. 모항성 중력이 선물을 감싼 포장지를 제거하듯 행성을 이루는 기체를 뜯어내기 때문이다. 모항성에서 쏟아지는 X선이나 자외선 등 각종 광선은 기체를 바람 앞 낙엽처럼 날려버린다. 이런 악조건에도 TOI-3261b는 꿋꿋이 꽤 큰 기체 행성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연구진은 TOI-3261b의 현재 밀도가 태양계 내 해왕성의 약 2배로 관측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TOI-3261b를 이루는 기체가 무거운 성질을 지녔기 때문에 모항성의 각종 공격을 최대한 버티고 제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진은 모항성의 중력과 에너지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는 만큼 TOI-3261b 크기는 본래 더 컸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TOI-3261b를 이루고 있는 기체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미스터리다. 연구진은 “해당 기체를 식별하려면 적외선 관측이 필요하다”며 “NASA가 운영하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 추가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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