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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미달한 IT용 패널, 애플 '아이패드 프로' 부진도 한몫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9월말 기준 IT용 리지드(Rigid) OLED 패널 800만대, 애플 아이패드용 OLED 패널 320만대를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초 계획한 IT용 리지드 OLED 패널 112만5000대, 애플용 398만대 대비 낮은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애플 아이패드용 OLED 물량이 새로 추가되며 상반기 기준 출하량이 상승했으나, 3분기에는 4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IT OLED 패널이 예상 대비 부진했던 배경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IT 제품 소비심리 부진과 OLED 패널의 높은 가격으로 인한 구매 부담이 꼽힌다. OLED 채택 제품이 경기침체에 빠진 소비심리를 되살릴 요인이 되지 못했고, 오히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대비 높은 가격으로 공급 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OLED 패널은 LCD 패널 대비 높은 저전력 효율과 고화질·고성능 등 이점이 있으나, 공급 업체가 적고 생산원가가 높다는 단점이 있다.
올해 OLED 패널을 처음 채용하며 공급 확대가 예상됐던 애플의 'M4 아이패드 프로'는 3분기 저조한 출하를 기록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DSCC는 애플 아이패드 프로에 탑재되는 연 OLED 패널 출하량 전망치를 1000만대에서 670만대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026년, 2027년 연달아 출시될 OLED 패널이 적용된 맥북 출시에 대한 우려도 늘고 있다. 애플은 2026년 맥북 프로, 2027년 맥북 에어를 새롭게 출시하며 이 제품에 OLED 패널을 탑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올해 아이프로 패드 출하량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관련 출시 일정이 밀리거나 침투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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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신제품 수요 증가, 8.6세대 라인 증설에 따른 원가 부담 저하가 내년 이후 IT용 OLED 패널의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시작된 온디바이스AI 수요가 내년을 기점으로 상승하면서, 저전력 니즈에 부합하는 OLED 패널 수요도 덩달아 커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 IT용 리지드 OLED 패널 생산량 목표치를 1250만대, 아이패드용 생산량을 400만대로 늘린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IT용 리지드 OLED 패널 생산량 목표치는 올해 예상치(112만5000대) 대비 11.1%, 9월말 출하량(800만대) 대비 56.2% 높인 수치다. 애플 아이패드용 생산량 목표치 역시 9월말 출하량 대비 25% 상향됐다. 올해 목표치에 미치지 못한 생산량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예상 목표치를 높인 것이다.
대규모 데이터 처리를 요하는 AI모델이 IT제품으로 탑재되며 전력 소모량이 늘어나자, 반도체 및 주요 부품의 저전력 효율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 목표치 상향까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대부분 OLED로 전환한 스마트폰 대비 태블릿, 노트북 시장의 LCD 패널 채택 비중이 높은 점도 이에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IDC는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한 710만대의 태블릿을 출하하며 온디바이스AI에 대한 수혜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이후부터 주요 패널 제조사들의 차세대 OLED 패널 라인이 가동되면서 원가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점도 메리트다. 패널 유리 원장 크기로 패널 면취 효율이 늘면서 라인당 생산량이 늘어나고, 생산량 증가가 원가를 떨어뜨리는 동력이 되면서 LCD와의 높은 가격 격차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충남 아산에 8.6세대용 설비 반입을 완료하고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공정 최적화를 준비 중이다. 이밖에 중국 BOE, 비전옥스 등이 8.6세대 라인 투자에 나섰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8.6세대 라인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더라도 초기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과 생산능력 향상 등이 필요하기에 당장 원가를 낮출 수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8.6세대 라인의 가동 효과가 발휘되면서 원가를 낮추고, IT용 OLED 패널의 이점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요 변수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시장 진출 증가와 경기침체의 장기화에 따른 수요 부진 우려다. 코로나19바이러스 팬데믹 당시의 호황기 이래 IT제품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고, 올해 AI라는 기대 요소에도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관련 매출 확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 지적된다. 중국 업체들이 자국 스마트폰 OEM 등을 시작으로 애플 등 주요 고객사에 대한 공급을 늘리려고 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패널 제조사들이 OLED의 공정 기술적 측면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어 당장 추격을 당하리라고 보진 않으나, IT용 제품 침투율이 높아지는 시점에서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며 "품질적인 측면은 물론, 가격적인 이점을 통해 주요 고객사의 공급망 입지를 유지하는 것이 이들의 과제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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