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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부품 긴급 비축, 中 철수는 더 빨리”… 관세 폭탄 예고에 분주한 빅테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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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일러스트=챗GPT 달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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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글로벌 IT 기업들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예고한 ‘관세 폭탄’을 대비하는 데 분주하다. 내년 1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 전까지 중국산 핵심 부품을 최대한 많이 비축하는 동시에 제조 공급망을 전면 재검토하며 탈중국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지난 27일(현지시각) 마이크로소프트(MS)가 협력업체들에 이달부터 새해가 오기 전까지 회사의 클라우드 서버 인프라에 필요한 부품을 최대한 많이 공급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MS는 게임 콘솔 등 간단한 부품의 조립을 중국 이외 지역에서 빠르게 진행하도록 하는가 하면, 노트북 같은 기기는 내년 말까지 중국 밖에서 제조할 방안을 협력사들과 모색하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대형 PC 제조기업 HP와 델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두 회사는 부품 공급업체들과 다음 달까지 더 많은 부품을 조달할 방법을 논의하며 내년 공급 계획을 재점검하고 있다. 핵심 부품의 중국 생산 비중을 가능한 한 신속하게 낮추는 것이 목표다. 미국 기업들은 지난해 중국에서 4300억달러(약 600조원) 규모의 제품을 수입했는데, 그 중 전자제품과 컴퓨터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런 움직임은 트럼프가 미 대선에서 당선되기 직전부터 감지됐다. 중국 세관 집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국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7% 급증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4.9%를 크게 웃도는 결과로, 지난 9월까지만 해도 중국의 전년 대비 수출액 증가율은 2.4%에 불과했다. 수입업자들의 재고 축적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전문가들은 향후 몇 달간 중국 수출 성장세가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60% 특별 관세와 이외 보편 관세(10~20%) 도입을 공언해 왔다.

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에 선제 대응하는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최근 전자부품 공급업체들에는 공급망 재편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중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생산을 늘릴 수 있느냐는 질문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한 네트워크 장비 제조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최대 PC 생산지인데, 당장 동남아시아나 중남미로 생산을 돌리려는 업체들이 폭증하고 있다”며 “트럼프 관세 인상이 현실화하면 베트남, 태국, 인도 등에 있는 기존 생산라인이 크게 확장되고 공급망이 다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IT 기업들은 중국에서 핵심 부품을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이 생산한 뒤, 이 재고를 중국 밖에 있는 창고와 물류센터에 비축하고 있다. 당장 중국 외 지역에서 생산능력을 확충하기 어려운 경우, 급한대로 태국 등지에 창고를 마련해 재고를 쌓아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PC 업계 관계자는 “많은 업체가 중국 수입품을 선불로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이는 사실상 단기 대응 전략에 불과해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생산지를 전환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 결국 장기적으로 보면 기업들은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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