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에는 필요없다" 국토부 선그어…중개사는 반발
전문가 "시험방식 변경 어려워…개업 조건 강화가 적절"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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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올해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에서도 1만 5000여 명이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업계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중개사가 대거 유입되면 내부 경쟁이 과도해지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제35회 공인중개사 시험 합격자는 총 1만 5301명으로 집계됐다. 합격자는 전차수(1만 5157명) 대비 소폭 늘었고, 2년 전(2만 7916명)과 비교하면 1만 명 정도 줄어들었다.
1차 시험에는 13만 3872명, 2차 시험에는 8만 1209명 등 총 21만 5081명이 접수했다. 실제로 시험을 치른 응시자는 4만 5855명이며, 2차 응시자는 2만 6811명으로 7만 2666명이었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별도의 응시자격을 두지 않으며, 평균 60점을 넘기면 합격하는 절대평가다. 이 탓에 매년 합격자는 매년 1만~2만 명에 달한다.
실제로 31회(2020년)에는 1만 6554명, 32회(2021년) 2만 6913명, 33회(2022년) 2만 7916명, 34회(2023년) 1만 5157명 등으로 올해까지 포함하면 5년간 총 10만 1841명의 중개사가 탄생했다. 누적합격자는 약 55만 명 수준이다.
시험 방식을 상대평가로 바꿔 수급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자격대여나 불법행위 등도 이 같은 과포화에서 기인한다고 중개업계에선 보고 있다.
중개업계 관계자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55만 명이 넘어가는 상황이다보니 국가자격으로써 신인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비판도 나온다"며 "특히 국가자격증이 과다배출되면 일탈과 자격대여 등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도 수급조절이 필요하다는 데는 어느 정도 동의하고 있다. 3년 전 '부동산 중개보수 및 중개서비스 개선 방안' 내 중개사 시험 상대평가 전환을 포함하기도 했다.
다만 여전히 시행 여부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당장 도입은 필요치 않다는 게 국토부의 생각이다. 응시자가 줄고 있고, 폐업도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개사 시험 응시자도 줄고 있고, 중개업소 폐업도 늘고 있어 상황이 여의찮아 지켜보고 있다"며 "당장에 논의가 되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개업계에선 부동산 시장의 위축으로 일시적으로 주춤한 것인데다가, 줄었다고 해도 합격자수가 절대적인 숫자로는 많은 만큼 수급조절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시험방식 변경은 어려운 만큼 개업 시 조건을 강화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심형석 미국 인터내셔널아메리칸대(IAU)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험을 상대평가로 바꾼다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라며 "그렇다면 창업 시 제한 요건을 만든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조절하는 방식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진입 장벽을 높이는 방식의 인위적인 수급조절은 부적절하다"며 "지금처럼 운영을 하되 개업 시 교육을 강화하는 등의 규정을 강화하는 게 적절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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