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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금리인하 효과' 안 보인다... 11월 5대 은행 주담대 8000억대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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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끌 광풍' 대비 10분의 1 수준
    대출금리 본격 하락 시작했지만
    한도·창구 줄어 소비자 체감 못 해
    한국일보

    11월 19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외벽에 대출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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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8,000억 원대 증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금리가 내려가면서 대출금리도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은행권의 보수적인 영업으로 대출 한파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1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자료를 취합한 결과, 지난달 28일 기준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말 대비 1조917억 원 늘어난 733조1,729억 원으로 집계됐다. 두 달 연속 1조 원대 증가로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특히 올해 가계대출 급증세를 이끌었던 주담대 잔액은 576조4,944억 원으로 8,257억 원 증가에 머물렀다. 월말까지 1영업일이 남아 있기는 했지만 ‘영끌(영혼까지 끌어 대출)’ 광풍이 절정에 달했던 8월 8조9,115억 원 폭증에 비해 증가 폭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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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대출금리는 떨어지는 추세다. 지난달 29일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주기형)는 연 3.492~5.94%로, 이달 초(연 3.75~6.15%) 대비 하단이 0.258%포인트, 상단이 0.21%포인트 내려갔다. 10월 한국은행이 첫 금리 인하를 단행했을 때는 대출금리 산정 기준인 시장금리의 하락분을 은행권의 가산금리 인상 조치가 상쇄했다. 하지만 인위적 금리 인상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은행 내부적으로도 가산금리를 올릴 만큼 올렸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대출금리가 시장금리에 발맞춰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달 28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깜짝 기준금리 연속 인하 이후 더욱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활용되는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달 22일 3.183%에서 금통위 다음 날인 29일 2.965%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KB국민은행은 2일부터 이를 근거로 삼는 고정금리 가계대출 상품 금리를 11월 마지막 주 대비 최대 0.19%포인트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연말까지 가계대출 총량을 줄여야 하는 은행들이 대출 한도와 창구 자체를 틀어막고 있어 소비자는 아직 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지난달 5, 6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전세대출,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했고,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도 15일부터 비대면 대출 창구를 닫은 상태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산금리 인상이 멈추면서 대출금리 하락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당국이 강력한 총량 관리 기조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 연말은 물론 내년 초에도 대출 문턱이 낮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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