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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사로잡은 힐링 낚시게임 "공간컴퓨팅계의 텐센트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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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24 메타버스 이노베이션 대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DUG' 최민경 대표

머니투데이

최민경 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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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데브즈 유나이티드 게임즈)는 세계 최대 VR(가상현실) 플랫폼인 메타의 '오큘러스 스토어'에 입점한 국내 최초의 업체다. 주력 서비스인 낚시 게임 '리얼 VR 피싱'은 누적 이용자 120만명 중 북미에서만 80%를 끌어들일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 받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 받아 '2024 메타버스 이노베이션 대상'에서 최고의 영예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았다. 2019년부터 DUG를 이끌고 있는 최민경 대표는 "단순 게임 제작사를 넘어 다양한 VR 콘텐츠의 퍼블리셔가 되고 싶다"며 "공간 컴퓨팅(스페이셜 컴퓨팅, Spatial Computing) 업계의 '텐센트'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최 대표와의 일문일답.

-리얼 VR 피싱의 탄생 배경은?

▶2016년 공동창업자 둘 다 페이스북(현 메타)의 오큘러스 사업부문 출신이었다. 당시만 해도 HMD(머리에 착용하는 디스플레이 기기)를 PC에 연결해 쓸 정도로 오큘러스 등 독립적인 장비의 성능이 PC만큼 뛰어나지 않았다. 이에 다른 게임사들은 메모리 부담이 적은 카툰스타일로 만들 때 우리는 실사로 만들자고 했다.

▶아울러 VR 초기 이용자들은 너무 어지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제자리 활동'을 찾다보니 낚시로 의견이 모였다. 낚시는 캐스팅하고 기다리다 릴링만 하면 되니 쉽게 즐길 수 있다. 또 전 세계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다. 5000만 낚시 인구를 지닌 북미 유저들이 리얼 VR 피싱을 찾으면서 북미시장이 주 타겟이 됐다.

-개발 및 서비스 과정에서 부딪혔던 어려움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

▶HMD의 모바일 칩셋의 한계를 극복해야 했다. 공동창업자가 사진을 활용해 3D로 구현하는 기술을 다른 스타트업에서 배워 왔고, 게임쪽으로는 거의 최초로 적용했다. 처음에 게임회사 출신이 아무도 없다보니 미숙한 점이 많았다. 심지어 유저 데이터 전체가 날라간 적도 있었다. 유저들에게 사과하고 수동으로 복구하는 작업을 3년 동안 많이 했다. 유저 기반이 북미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시간대의 차이 떄문에 잠을 잘 못 잔다. 커뮤니티 관리를 직접 하기에 평균 3시간 이상 잠들지 못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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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데브즈 유나이티드 게임즈 대표가 지난달 6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2024 메타버스 이노베이션 대상' 시상식에서 대상(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을 수상한 뒤 송상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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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가 직접 팬덤 커뮤니티를 관리할 정도로 공 들이는 이유는?

▶게임의 영속성을 위해서는 유저 간 커뮤니케이션의 장이 존재해야 한다. 입소문도 정말 중요하다. 3만명 가까이 찾아주는 페이스북 그룹 페이지가 메인이다. 퀘스트에서 녹화하거나 스크린샷을 뜨면 바포 페이스북에 올리기 편한 점이 작용한 것 같다. 이 밖에도 디스코드나 레딧 등 북미쪽에서 많이 유행하는 채널들을 관리하고 있다.

-현재 리얼 VR 피싱의 성적은 어떠한가.

▶서비스를 출시한 2019년부터 누적 유저 120만명에 누적 매출 23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유저당 1일 평균 플레이타임이 60분 가까이 나온다. 지난해 약간 주춤했던 매출이 올해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로 어떤 사람들이 리얼 VR 피싱을 즐기나.

▶연령별로는 35세 이상이 70% 이상, 남성 비율이 60% 후반대에 달한다. 의외로 65세 이상도 10%를 넘고, 최근에 10대 유저들도 10% 수준에 이르고 있다. 요즘엔 10대 유저들이 유튜브나 틱톡에 플레이 영상을 많이 올린다. 이를 통해 최근 유행하는 폭력적인 콘텐츠 외의 수요를 확인할 수 있다. 리얼 VR 피싱은 슈팅게임이나 몸 쓰는 과격한 콘텐츠들과 완전히 대척점에 있다. 폭력적인 콘텐츠를 즐기다 쉬고 싶을 때 여기로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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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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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어떤 가치를 담아내고 싶었나.

▶우선 '좋은 경험'이었다. 이후 멀티플레이 서비스를 하다 보니 사회적 경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걸 봤다. 게임 안에서 함께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그저 얘기만 나누는 분들도 있다. 심지어 숨바꼭질 놀이처럼 의도치 않았던 행위들이 일어나더라. 그래서 공간적으로 사용자들의 자유도를 높이는 걸 다음 작품의 콘셉트로 잡게 됐다. 공간 컴퓨팅에 소셜플랫폼의 아웃도어 공간을 제공하는 콘텐츠 정도가 될 것이다.

-앞으로 남은 과제들은 무엇인가.

▶11월 15일 애플 비전프로에 '피싱 헤이븐'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데 이어 12월 4일 스팀 VR에도 출시하게 됐다. 플랫폼별로 SDK(소프트웨어 개발도구)가 다 다른데, 게임사 출신 신규 멤버들이 들어오면서 생각보다 무리 없이 출시할 수 있었다. 이처럼 속도를 내기 위해 S급 인재들이 필요하다. 이제 애플과 메타에 이어 구글까지 디바이스를 내면 메이저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다 들어오는 셈이다. 앞으로 2~3년이 마지막 성장 시기이고, 이때 커야 글로벌 넘버원으로 갈 수 있다. 여러 시도를 해보며 공간 컴퓨팅에 맞는 문법들을 빨리 찾아내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인재들에게 DUG의 매력을 알려준다면?

▶스타트업이 6년 동안 흑자 내기 쉽지 않다. 우린 2019년부터 올해까지 계속 흑자이고, 창고에 돈이 쌓여있다. 공간컴퓨팅 업계에서 아시아 1등, 글로벌 34위라는 성과를 낸 기업으로, 돈 걱정 없이 모험해볼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다. 스타트업이 메타나 애플과 직접 손잡고 일하는 기회는 흔치 않다. 구글과의 파트너십도 생길 수 있다. 잠재력이 풍부한 DUG와 함께 일한다면 앞으로 다가올 공간 컴퓨팅 시대에 10~20년 쭉 일할 수 있는 토대를 쌓는 기회가 될 것이다.

-최 대표가 그리는 DUG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단기적으로는 퍼블리싱 사업을 본격화하려 한다. 올해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간 컴퓨팅 관련 콘텐츠 업체들에 투자 시작한다. 1~2년 안에 미국 지사도 내려고 한다. 현재는 텍사스 오스틴을 검토 중이다. 테슬라 본사 소재지이고, 좋은 인재들이 유입되는 지역이다. 실제로 좋은 VR 스튜디오들도 대거 들어와 있다.

▶장기적으로는 자체 게임 제작과 퍼블리싱을 넘어서 공간 컴퓨팅 업계의 텐센트 같은 회사가 되는 게 목표다. 게임만이 아니라 인터랙티브 무비 등의 콘텐츠도 많이 만들어내며 '토탈 공간 컴퓨팅 콘텐츠 프로바이더'가 돼, 언젠가 나스닥에도 상장하고 싶다.

-최근 VR을 포함해 메타버스 산업계 전반이 위축된 데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VR이든 AR(증강현실)이든 공간 컴퓨팅이든, 사업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애플과 구글이 참전하면서 오히려 비전이 명확해졌다. 동 트기 전이 제일 어둡다고 하지 않나. 다 온 것 같다. 애플과 구글의 디바이스가 나오면 이를 뒷받침할 콘텐츠 수요는 늘어날 것이다. 좋은 콘텐츠 찾는 데 양사가 모두 혈안이 돼 있다. 모바일 생태계 초창기에 콘텐츠가 없어서 너무 힘들어하지 않았나. 조금 더 버티면서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나간다면 투자 시장의 마음도 더 열리게 될 것이다. DUG 그 길에 첫 발을 내딛고 업계를 선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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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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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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