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부터),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김병환 귬응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4.12.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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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많이 놀랐다", "예상치 못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복현 원장은 "비상계엄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의견도 피력했다. 탄핵정국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금융당국 수장들은 "거버넌스 문제가 빨리 정리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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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이복현 "많이 놀랐다",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복현 계엄일 조퇴 사유 집중 질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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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금융위원장은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비상계엄을 언제 알았냐"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방송을 보고 알았다. (계엄 선포 직전 열린)국무위원회 참석 통보는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경제부총리가 총괄하니까 의결이 필요해서 국무위원들이 (계엄 직전 회의에) 대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장은 국무위원이 아니기 때문에 의결권이 없어 국무회의 참석 통지를 받지 않았다는 취지의 답변이다.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들었냐"는 질문에는 "많이 놀랐다. 예상치 못한 조치였다"며 "시장 걱정을 먼저 했다"고 답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계엄은)12월 3일 오후 11시 전후로 알았다"며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우 놀랐고, 빠른 시일 안에 금융위를 모시고 시장조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레고랜드 쇼크로 해외에서 다양하게 반응한 걸 2~3년 동안 많이 봐 와서 해야 할 일을 먼저 생각했다. 외환시장이 역외에서 열렸기 때문에 어떻게 잘 대응할지 생각을 먼저 집중했다"고 언급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이 나라를 망치겠구나, 경제가 아예 송두리째 망가지지 않을까 걱정하진 않았냐"고 추가 질의하자 이 원장은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저도 일어나선 안될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비상계엄 당일 이복현 원장의 조기 퇴근 사유도 집중 질의했다. 이 원장이 조퇴 후 유력 여권 인사를 만났다는 소문에 해명도 요구했다. 이에 이 원장은 "오후 3~4시 일찍 들어갔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다"며 "전날 이사를 했고 처(아내)가 많이 아팠다"고 말했다. 여권 유력 인사와 만난적은 없다고 적극 해명했다.

이 원장이 계엄사태 직후인 지난 10일 75명의 부서장 중 74명을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를 한 이유에도 질의가 나왔다. 이 원장의 임기는 내년 6월에 끝난다. 이 원장은 "부원장보(임원) 9명 중 4명이 공석이었고, 현실적으로 내년 9~10월쯤 가야 금융당국의 리더십이 셋업되는데 10개월 동안 당국 입장에서 시장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적절한 인사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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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 빨리 정리되는 게 경제금융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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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수장들은 대외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극복하고 경제·금융시장 안정을 되찾기 위해서는 거버넌스가 빨리 정리돼야 하다는 공통된 진단을 내놨다. "탄핵이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는 경제에 낫다"는 최근 발언 취지가 뭐냐는 야당 의원 질의에 이 원장은 "거버넌스기 빨리 정리되는 게 경제금융에도 도움이 된다"고 부연했다.

"급격히 하락한 국가 신뢰도를 극복할 방법은 무엇이냐'는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김 위원장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조속히 해소되는 게 우선"이라고 답했다. 강 의원이 "정치적 안정이 빨리 돼야 한다는 건 어떤 의미냐"고 되묻자 김 위원장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정해진 절차로 혼란스러운 과정을 정리해 나가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또 "정부와 국가 전체의 거버넌스 부분이 변동의 과정에 있기에 불확실성이 있다"며 "다만 이제 헌법과 법률의 절차에 따라서 앞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 2004년과 2016년 탄핵정국과 비교할 때 현재 상태가 더 녹록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는 "2004년에는 대외 여건이 중국 경제가 좋았을 때였고, 2016년은 반도체 사이클이 좋았다"며 "지금은 트럼프 리스크(위험)로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했다.그러면서 "단기간 시장 안정 조치 통해 안정하게 관리해 나가겠지만 기조적인 부분에서 앞으로 어떻게 관리할지가 중요하다. 우리가 어떻게 극복하냐에 따라 (현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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