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8 (수)

"세계 정상들 만나는 머스크, 미국 보안규정 위반…이해 충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관련해 최고 등급의 미 군사 기밀 접근권을 갖고 있으면서 해외 정상들과의 만남 등 민감한 정보를 보고해야 하는 규정을 위반해 미국 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머니투데이

5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유세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연단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선거 유세가 열린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는 지난 7월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피습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2024.10.05 /로이터=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국방부 감사관실과 미 공군, 국방부 소속 정보·보안 담당 차관실이 머스크의 국가 기밀 보호 규정 위반 여부에 대해 각각 별도의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미 국방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최소 100억달러(약 14조3600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 관계자들은 미 정부 기밀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신청할 수 있으며, 정부 심사를 거쳐 수준별로 각기 다른 권한을 부여받을 수 있다.

머스크 CEO는 2018년쯤까지 중간 수준의 기밀 접근권을 갖고 있다가 같은 해 최고 등급의 권한을 신청했다. 이후 2년여 만에 이 접근권에 대한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NTY는 "통상 허가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에 비해 약 두배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머스크 CEO는 최고 기밀 접근권을 가진 사람에게 적용되는 정부 규정에 따라 개인 생활이나 해외여행에 관한 정보 가운데 국가 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들을 정부에 보고해야 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특히 외국 정상들과 잦은 만남, 처방전을 통한 마약성 약품 케타민 복용 등은 정부에 보고해야 하지만 머스크 CEO는 이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NYT에 "이스라엘을 비롯한 유럽과 중동의 9개국이 지난 3년간 미 국방부 관계자들과의 만남에서 머스크에 대한 보안 문제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NYT의 공식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다만 현재 미 연방 정부가 머스크 CEO나 스페이스X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 머스크 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새 정부 자문기구 역할을 담당할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의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이후 각종 정부 조직을 축소하고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이를 의식한 국방부 역시 관련 언급을 피하라는 내부 지시가 있었다고 한다. 머스크 CEO의 보고 관행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스페이스X 직원 중 일부는 해고되기도 했다.

아울러 미국 헌법상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 취임 후 정부 내의 다른 인사들의 반대 의견이 있더라도 누구에게든 기밀 접근 권한을 줄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머스크 CEO가 해당 권한을 계속 부여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국방부 계약을 조사하는 비영리단체 '정부감독프로젝트'의 책임자 대니얼 브라이언은 머스크 CEO의 국가 보안 규정 준수에 대한 논쟁이 정부 고문으로서 그의 역할과 관련해 제기된 첫 번째 이해 충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머스크는 정부 기관들에 대해 매우 위협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의 책임과 견제, 균형으로 이뤄지는 시스템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