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숙증, 성장판 닫히는 속도 당겨
여 8세, 남 9세 이전 2차 성징 땐 치료
저신장증은 성장호르몬 주사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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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키 성장은 부모의 주된 관심사 중 하나다. 성장 속도가 너무 빠른 ‘성조숙증’도, 성장이 더딘 ‘저신장증’도 부모의 걱정을 키우는 걸림돌이다. 둘 다 성장 곡선의 균형이 깨져 결과적으로 원하는 만큼 키가 자라지 못한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평소 자녀의 성장 속도를 유심히 관찰해 혹시 모를 성장 장애를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장기 자녀를 둔 부모가 반드시 알아야 할 성장 핵심 정보를 짚어본다.
자녀의 키가 빨리 큰다고 안심해도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성장 속도는 너무 빨라도, 늦어도 문제다. 또래보다 훌쩍 자란 아이의 키를 보고 마냥 좋아해선 안 된다. 이른 사춘기가 시작되는 ‘성조숙증’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성조숙증은 2차 성징이 조기에 나타나는 것을 뜻한다. 사춘기가 또래보다 빨리 찾아온 상태다. 사춘기는 성장기 반드시 거쳐가는 과정이지만, 이 시기가 유독 빨리 시작됐다면 2차 성징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골격이 제대로 갖춰지기 전에 성장이 멈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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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보다 성장 빠르면 ‘성조숙증’
성조숙증을 판단할 땐 2차 성징 시기가 중요하다. 여아는 8세, 남아는 9세 이전에 2차 성징이 나타나면 성조숙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여아는 유방이 발달하고, 남아는 고환이 커지면서 음모가 생겨난다. 성조숙증일 경우 키 성장 속도가 또래보다 빠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성장판이 닫히는 속도를 앞당기고 아이의 최종 키를 작게 만든다. 성조숙증은 대부분 명확한 원인 없이 발생한다. 유전적인 소인과 비만, 식습관, 환경호르몬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확실히 정립된 건 없다. 여아는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성조숙증인 경우가 90% 이상이다.
다행히 성조숙증 문제는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해결할 수 있다. 특별한 원인 질환이 없다면 3~4주 간격으로 성호르몬 억제제 주사를 맞는 치료가 이뤄진다. 치료 기간은 통상 2~5년이다. 여아는 11세 전후, 남아는 12세 전후로 치료를 종료하는 게 일반적이다. 치료 시기는 빠를수록 효과적이다. 자녀의 발육 상태가 지나치게 빠른 것 같다면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대로 자녀의 성장 속도가 더디다면 흔히 저신장증을 의심한다. 저신장증은 같은 성별·연령대를 기준으로 3백분위수 미만인 경우를 가리킨다. 키가 큰 순서대로 1번부터 100번까지 줄 세웠을 때 뒤에서 3번째 미만인 아이다. 또래의 평균 키보다 10㎝ 이상 작을 때를 말한다. 저신장증은 성조숙증과 달리 사춘기가 늦게 시작돼 발육이 느린 상태다. 저신장이 성조숙증의 결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 치료가 필요한 시점임을 의미하기도 한다. ‘때가 되면 자란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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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장증 일찍 치료할수록 키 커져
저신장증의 원인은 비교적 명확하다. 성장호르몬 결핍과 같은 병적 요인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부모의 키가 작아서 나타나는 가족성 저신장이나 체질성 성장 지연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치료가 필요한지는 각종 검사를 통해 정확히 판별한다. 우선 왼쪽 손목의 X선 사진을 촬영해 뼈 나이를 측정한다. 성장호르몬 결핍은 혈액검사로 파악하는데, 저신장증을 진단받으면 보통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를 진행한다. 성장판이 충분히 열려 있고, 치료 기간이 길수록 효과적이다. 성장판이 닫힐 때까지 치료가 가능하다. 최종 성인 키가 커지는 것이 치료의 목표지만, 원하는 만큼 키를 키워주는 만능 주사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부모의 관심이 자녀의 성장 곡선을 결정한다. 성조숙증·저신장증에서 벗어나려면 부모가 아이의 키 성장을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기록한 자녀의 성장 기록은 성장 장애를 판단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영유아 건강검진을 받아 발육 상태를 점검하는 것은 기본이다. 적어도 1년에 한 번씩 아이의 키가 몇 ㎝씩 크는지 확인한다. 정상적인 성장 발달을 위해선 평소 생활습관 역시 중요하다. 운동을 통한 체중 관리와 균형 잡힌 식습관이 핵심이다. 특히 소아가 비만이면 사춘기가 일찍 와 최종 신장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성장판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운동을 하면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이롭다. 줄넘기·수영·체조와 농구·배드민턴이 도움된다. 음식을 먹을 땐 섬유질이 많고 저지방의 고단백 식사를 챙긴다. 콩·채소·해조류 같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음식 섭취를 늘리고, 햄버거·라면 등 고열량, 저영양 식품 섭취는 피한다.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 시간을 확보해 건강한 생활습관을 이어간다.
도움말=조자향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최진호 서울아산병원 소아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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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알아야 할 자녀의 바른 성장 5계명
● 하루 8시간 이상 푹 자기
● 하루 30분 이상 운동하기
● 스마트폰, 컴퓨터, TV 사용 줄이기
● 일조량은 충분히, 하루 30분 이상 햇빛 쐬기
● 건강한 식단, 하루 세끼 꼭 먹기
자료: 대한소아내분비학회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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