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호 기자(=베이징‧외교부 공동취재단)(jh1128@pressian.com)]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을 비롯한 해외 생산 물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중국은 무역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면서, 트럼프 2기 정부가 어떤 조치를 하든 그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월 25일(현지시각) 한국 기자들과 만난 취웨이시(曲維玺) 중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CAITEC) 부원장(상무부 부국장급)은 트럼프 2기 정부가 중국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는데 여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관세를 인상한다면 일단 손해보는 건 미국 국민"이라고 말했다.
취 부원장은 "미국 연구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중국 제품에 대해) 관세를 올릴 때 중산층과 빈곤층 피해가 커지고 물가도 올라간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건 팩트(사실)"이라며 "어떤 정책이 나오든 대응한 반격을 할 것이다. 미국에서 조치가 나오면 상황별로 그 시점에 맞춰서 각국에서도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무역전쟁엔 승자가 없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저희가 느낀 바로는 대선 때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정부 출범 이후 그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지금으로선 예측 불가능"이라며 "(트럼프 당선인) 본인이 조정할 수도 있고 그런 조정과 정책이 나오는 시점에서 대응을 다시 해야하고,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도 그런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중국 측은 또 트럼프 당선인과 달리 자유무역을 강조하기도 했다. 취 부원장은 "중국은 지속적으로 일방적 개방 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자유무역협력을 심화하고 더 높은 수준의 양방향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며 RECP 협정 추진과 한중 FTA 강화 등을 강조했다.
앞서 지난 25일(현지시각) 트럼프 당선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서 "1월 20일(대통령 취임일) 나의 첫 행정명령 중 하나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글에서는 중국 수입품에 대해 기존 관세에 10%를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여기서는 시행 날짜를 밝히지는 않았다.
▲ 지난 11월 25일 중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 취 웨이시(曲維玺) 부원장이 한국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외교부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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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 부원장은 트럼프 정부의 이같은 보호주의 무역 기조에 대응해 한중 양국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중국이 한국 일반여권 소지자에 대한 비자 면제 조치를 결정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를 토대로 한국도 중국 국민에 대한 비자 면제 정책을 추진했으면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취 부원장은 "이런 조치에 힘입어 중한 양국의 관광업이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며 양국 국민간의 교류, 비즈니스가 많아지면서 민심상통을 촉진할 것이고, 민심상통에 따라 중·한 경제 협력에 더 좋은 환경을 만들 것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2023년 한국의 대중국투자가 35억 달러에 그치며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신규 설립 기업 수는 1828개에 달해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며 여전히 한중 간 경제협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취 부원장은 "글로벌 밸류 체인 재편과 내‧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한중 양국의 상호보완적이던 경제모델이 전환해야 하는 압박에 직면해 있다"며 미중 대결에 따른 상황 변화가 양국 무역 및 경제 교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산업망·공급망이 재배치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인위적으로 끊거나 방해하지 말고 경제규칙에 따라 재배치되도록, 경제규칙에 의존하자는 것이 제 관점"이라며 "단기적인 이유 때문에 우리가 정상적으로 걸어나가는 길을 비틀거나 걷지 않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비경제적‧정치적 방식으로 중국을 배제하는 데 대한 분명한 반대 의사를 보였다.
공급망 등의 사안과 관련, 한국에서는 희토류 또는 요소수 등을 이용한 중국의 자원 무기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취 부원장은 "역사적으로 중국은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지 않았는데, 최근 10년에는 환경 규제·보호 때문에 계획적으로 채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에서 (희토류를) 채광할 때 야만적이라고 할 정도로 환경 파괴가 아주 심했다. 요즘에는 환경 보호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계획하고 이에 따라 가격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건 경제적 행위일 뿐"이라고 밝혔다.
취 부원장은 "산업망·공급망 협력에 있어 어느 한 분야를 '목조르기'를 해서 이득이 있는 건 아니다. 희토류가 칩의 중요한 소재인데, 소재를 막으면 중국도 손해를 본다. 한국을 망하게 해서 누구에게 이득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희토류를 무기화 해봤자 중국에게 별로 이득이 안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이 중국 정부의 자국 자동차 산업 보조금 때문에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해 취부원장은 "중국은 정책 준법성 면에서 많은 일을 했고 WTO(세계무역기구)에서도 인정하고 있다"며 "미국이나 유럽은 지금 모두 WTO 규칙 준수 면에서 보면 퇴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칩 관련 법안이나 통화 관련 법안에서 자국 기업에 보조금 주는 액수가 중국보다 훨씬 높다. EU는 중국보다 더 많이 (자국 기업에 보조금을) 주고 있다"며 "사실 중국 중앙정부 차원에선 보조금 주거나 내국 기업에 혜택을 주는 정책을 줄이고 있고 성과도 창출했다. 미국이 자신은 하면서 중국은 욕하는 이중잣대를 들이대면 안된다"고 꼬집었다.
중국이 내부 과잉 생산으로 저가 경쟁을 촉발하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 취 부원장은 "중국의 신에너지차 외국 판매량과 중국 판매량을 비교해볼 때 12%, 최대 15%를 초과하지 않는다. 지난 시기 독일이나 일본이 연료차를 외국에 판매한 양은 일본은 50%, 독일 80%를 수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칩 같은 경우는 미국은 80%를 수출한다. 미국은 생산량 과잉이 아닌가?"라며 "미국 반도체 수익을 보면 국제적 수익이 50% 정도 차지한다. 제일 많은 건 수출을 통해서 수익 창출하는 게 약 80% 정도에 달한다"며 "직설적으로 말하면 중국에 생산량 과잉은 없다"고 단언했다.
취 부원장은 "중국에서 '新三样'(신산양)이라고 새로운 제품에 대해 미국에서 얘기하는데, 신에너지차·태양광발전·리튬배터리, 이렇게 3개가 유망산업"이라며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 중국이 약속했고 이 부분에 대해선 생산량 과잉이 아니라 부족이라고 본다. 아프리카도 그렇고 라틴아메리카도 그렇고 태양광 발전 장비가 많이 필요하다. 세계적으로 70~80%는 중국이 제공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 측에서도 향후 한중관계에 대한 기대감이 나왔다. 28일 기자들과 만난 김영준 상하이총영사는 "한중관계는 작년보다는 분명히 더 좋아진 것 같다. 내년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이 있으니 시진핑 주석이 방문하게 되면 여러 가지 현안이 해결되지 않을까 기대감도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에 위치한 임시정부청사 구역 부근이 재개발이 이뤄지면서 청사의 보존‧유지 문제가 제기되는 데 대해 김 총영사는 "우리는 한중수교가 있을 때부터 임시정부청사가 첫 번째고, 이후에 정상회의 때마다 중요성을 정상차원에서 얘기해 와서 중국정부에서도 잘 하고 있다. 개발계획을 함에 있어서도 보존이 첫 번째고, 지역 세분화해서 정부청사 있는 곳의 반경 얼마까진 손 못대고 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몇 년째 계획을 잡고 있지만 아직까진 '마스터 플랜'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계속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앞으로 우려 안하시도록 하는 그런 상황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지난 11월 28일 한국 기자들과 만난 김영준(왼쪽) 주상하이 총영사와 한상국 부총영사. ⓒ주상하이총영사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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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베이징‧외교부 공동취재단)(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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